세계일보

검색

[세계초대석]"도심 잇단 싱크홀, 하수도 노후화·주변 공사 많은 탓"

관련이슈 세계초대석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장기창 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수도권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을 개발할 때도 ‘안전’이 화두였다. 이른바 ‘해사’(海沙) 논란. 노태우정부에서 주택 200만호 건설을 몰아붙인 끝에 완성된 신도시라 당시 부족한 강모래 대신 바닷모래를 아파트에 쓴 게 문제가 됐다. 바닷모래는 소금기 때문에 아파트 골조를 이루는 철근을 부식시킨다.

장기창(60·사진)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은 당시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실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다. 장 이사장은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공단 이사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때는 두 달 동안 주말도 없이 매일 3시간만 자면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알렸다”고 회상했다.

20여년이 흘러 이제 그는 지반침하(싱크홀) 예방과 시설물 안전관리의 최일선에 서 있다. 공단이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는 지반침하를 예방하고 조사하는 주무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공단은 국가의 주요 대형시설물 안전을 확보해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이와 관련한 의식구조 변화와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마침 오는 19일은 공단 창립 20주년이기도 하다.

장 이사장은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지반침하 문제도 해사 논란처럼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기대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례는 도로 아래 묻힌 하수관이 낡은 데다 주변 공사가 잦은 탓에 토사가 쓸려나가 지표면이 내려앉는 것”이라며 “외국에서 가끔 발생하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땅이 꺼지는 싱크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1994년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장 이사장은 건교부 초대 안전정책과장을 맡아 이 법을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특별법이 관리하는 대상으로 정한 교량, 댐 등 시설물이 6만5000곳 이상이다.

법이 만들어지고 조직이 세워지니 안전과 관련한 국가체계가 잡히기 시작했다. 성수대교 붕괴 이후로도 계속된 대형사고가 공단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놨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장 이사장은 “공단이 설립된 뒤 전담 관리하는 특수·대형시설물 192개 가운데 지난 20년간 사고가 발생한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것이 성수대교가 무너져 우리에게 남긴 역설적이고도 값진 교훈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 직원들이 전남 해남의 제2 진도대교 주탑 상부에 설치된 교량모니터링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점검 중이다.
공단 제공
―지반침하 예방을 위해 공단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현재 공단은 전국 도심지의 지반침하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 지표투과 레이더를 통해 선제조사를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의 요구가 있을 시 현장에 나가 지반탐사를 하고 있으며, 국토부와도 업무협조를 통해 원인분석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반, 물리탐사, 장비 등의 분야별 담당자 8명을 선정해 팀장 포함 모두 9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2개 지자체에서 144곳 점검을 요청했고, 순차적으로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 침하가 예상되는 구간은 시추 조사도 한다.”

―공단의 존재나 업무를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

“얼마 전 발생한 서울 신촌의 지반침하나 경기 용인의 도로공사 붕괴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이들이 바로 우리 공단 직원이었다. 공단 전문가가 먼저 현장을 둘러보고 사고원인을 파악한 뒤 추가 사고 가능성이 없는지 알려줘야 구조나 복구 작업이 가능하다. 지반침하나 사고원인 조사를 빼고도 공단은 교량이나 지하시설물, 수리시설물, 건축물 등의 정밀 안전진단과 특수공법 교량의 통합 유지관리, 안전 및 유지관리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시설물 안전에 관한 총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지반침하 외에 시설물 안전사고도 계속되고 있다. 왜 그런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관심이 덜 가는 부분, 현장에서 사각지대라고 불리는 곳 등에서 최근 연이어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현장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들의 세심한 주의와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철저한 안전점검과 적절한 유지관리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사고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설물의 성능과 생애주기까지 고려한 사전예방이다.”

―해빙기 안전사고를 막을 대책도 있는가.

“해방기를 맞아 지난 두 달 동안 옹벽, 절토(切土) 비탈지를 포함한 붕괴 위험성이 있는 전국의 539개 소규모 취약시설에 대해 안전점검을 했다. 노인복지시설을 비롯한 취약시설은 무료로 안전점검을 해준다. 공단 내 안전점검 기동반은 시설물 안전에 대한 국민제보가 있을 시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 초동조치를 취한다. 위험지역을 목격한 국민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4949’로 사진 등을 전송해주길 부탁한다. 이 번호로 한 달 평균 85건 정도가 제보된다.”

―공단이 안전관리 외에 수행하는 일이 많다고 하던데.

“공동주택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도 운영한다. 이곳은 아파트 등의 입주자와 사업주체 간 하자 보수, 책임 범위에 관한 분쟁을 전문가 입장에서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한다. 지난해 집단신청 사건(1개의 단지에서 다수의 사건을 신청한 사례) 900여건을 포함한 2108건의 분쟁조정 업무를 수행했다. 또 공단에는 녹색건축본부가 있어 최근 정부가 적극 확대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의 건축물 조성을 위한 성능인증도 한다. 이 밖에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무국을 둬 시공과정에 발생한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재발을 막고 있다. 건설 사고와 조사 사례 데이터베이스도 구축돼 있다.”

―올해 공단의 중점 추진업무와 비전은.

“이제 약관의 나이에 접어든 공단은 항상 낮은 자세로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깨어 있는’ 기관이 되겠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기반 삼아 국민 생활안전의 기본이 되는 시설물 관리의 첨병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려는 즈음 장 이사장이 “한마디만 더 하면 안 되겠느냐”고 붙잡았다. 그는 겸연쩍어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직원의 80% 이상이 석사급, 기술사급에 해당하는 고급인력인데, 다른 기관처럼 감독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장비를 들고 현장을 누빈다. 댐 벽에서는 자일 하나에 의지해 내려가고, 하수도 안도 기어 들어간다. 아찔한 높이의 다리 위에도 올라간다. 또 터널이나 지하철에서 해야 하는 작업은 낮에 못하니까 새벽 차 끊긴 시간에 진행한다. 그런 작업에 가끔 같이 가기도 하는데 참으로 안타깝더라. 그런데도 우리 직원들은 드러내놓고 무슨 치하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내 일이 내 가족과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묵묵히 맡은 일을 한다. 많이 격려해달라.” 정리=나기천, 사진=남정탁 기자

대담=김기동 산업부장

■ 장기창 이사장은… 

▲1955년 경남 창녕 ▲한양대 건축학과, 프랑스 파리12대학 도시계획학 석사, 경일대대학원 건축공학 박사 ▲2010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원주국토관리청장 ▲2013년 서울북부고속도로 대표

오피니언

포토

나나, 고혹적인 눈빛
  • 나나, 고혹적인 눈빛
  • 아이유, 양볼하트 '상큼'
  • 권은비, 대학 축제도 섭렵한 워터밤 여신…열기 속에도 빛나는 미모
  • 이영애, '건강 이상설' 떨쳐낸 김혜자와 다정 투샷…밝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