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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재로 국가비전 싱크탱크 만드는 조창걸 한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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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27 21:14:23 수정 : 2015-03-27 21: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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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비전과 전략을 연구할 본격적인 싱크탱크 설립을 중견기업인이 주도하고 있다. 가구업체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은 그제 “한국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식과 문화밖에 없다”며 “지식인들을 모아 국가적 미래전략을 짤 한국형 브루킹스연구소를 만들기 위해 벽돌을 쌓겠다”고 했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1조3249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입이익의 반도 안 된다. 이 같은 중견기업의 창업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재산 절반을 내놓는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 지분 60만주(약 1000억원)를 시작으로 모두 260만주(약 4400억원)를 자신이 3년 전 설립한 ‘한샘드뷰 연구재단’에 출연키로 했다. 이 공익법인을 중장기적 국가전략을 만들어내는 연구기관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모델로 삼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는 기업인 로버트 브루킹스가 사재를 출연해 1927년 설립한 이후 1930년대 뉴딜 정책과 유엔 탄생, 마셜 플랜, 해밀턴 프로젝트, G20(주요 20개국) 체제 등 수많은 정책 아이디어를 생산해냈다. 미국의 힘이 브루킹스 같은 싱크탱크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북한의 핵개발과 꽉 막힌 남북관계, 미국과 중국의 대립, 일본의 과거사 왜곡으로 요동치고 있다. 노동과 금융, 공공개혁 등 국내정책을 두고서도 갈등의 골이 깊다. 이런 상황일수록 전문지식을 갖춘 경륜 있는 인재들이 민간 연구소에서 국가전략을 연구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대법관, 장관 출신 등 유능한 인재들이 퇴임 뒤 갈 곳이 마땅찮아 로펌 등이나 기웃거려서야 나라 장래가 밝을 수 없다. 미국은 그렇지 않다. 2008년부터 8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끈 벤 버냉키 전 의장은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상근 연구위원으로 근무한다. 한국에도 고급 인재의 재충전과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 대형 연구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갈 길을 제대로 찾으려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조 회장은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기업인들이 더 많은 돈을 내 연구소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엔 브루킹스 연구소가 설립된 이래 수백개의 연구소가 세워졌다. 미국 워싱턴DC만 해도 500여개의 싱크탱크가 있다고 한다. 조 회장의 의미 있는 행동이 들불처럼 번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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