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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아저씨, 제발 쫌…"

입력 : 2015-03-15 05:00:00 수정 : 2015-03-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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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비즈니스’를 하는 남자에게 슈트는 전쟁터에 나간 군인의 전투복과도 같다. 그중에서도 넥타이는 꽤나 강력한 무기다. 넥타이를 안 매고 단추 살짝 푼 셔츠에 재킷만 걸치는 것도 멋스럽지만, 격식을 갖춘 자리에선 목에 적당히 타이트하게 넥타이를 매야 클래식한 멋이 산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은 “누군가는 목이 조이는 느낌이 싫어 넥타이를 꺼린다고 하지만, 긴장감 있는 자리에선 그 느낌이 군인이 전투화 끈을 매는 것처럼 뭔가 작정하고 준비한다는 기분이 들어 나쁘지 않다”며 “넥타이는 비즈니스라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전투화 끈 같은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넥타이는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특별한 넥타이 몇 개쯤 가지는 게 좋다.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개의 넥타이가 있다 해도 한 번에 여러 개를 맬 수도 없으며, 하나씩 순차적으로 매지도 않는다. 즉, 넥타이는 양보다는 질이다. 넥타이 스타일도 유행을 타지만, 그보다는 슈트나 얼굴과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

김용섭 소장은 “패션이나 와인처럼 취향이 중요한 물건에서 받을 사람의 스타일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선물하는 것은 반갑지 않을 뿐 아니라 당혹스러움마저 느끼게 한다”며 “어떤 기업은 아예 대량으로 구매해놓고 비즈니스로 만난 사람에게 하나씩 나눠주기도 하는데, 이건 선물의 기본을 어긴 경우”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선물을 주는 데도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대의 취향을 모른다면 취향과 연관된 선물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것이라도 상대의 취향이 아니면 골칫덩이가 되기 십상이다.

한편, 셔츠와 어울리지 않는 넥타이를 하는 사람도 꽤 많다. 화려한 셔츠나 블랙셔츠, 짙은 블루셔츠를 입고 알록달록 요란한 무늬의 넥타이를 매는 건 정말 촌스럽다. 놀랍게도 그런 차림이 멋스럽다고 착각하는 남자가 의외로 많다.

셔츠와 넥타이 매치가 어렵다면 화이트셔츠가 답이다. 화이트셔츠에는 웬만한 넥타이가 적당히 어울린다. 슈트를 입을 때 안에 입는 화이트셔츠가 슈트의 매력을 배가하고, 재킷을 벗었을 때도 셔츠가 중요하다. 특히 셔츠는 넥타이를 돋보이게 하기에 중요하다.

누구나 화이트셔츠를 갖고 있지만, 멋지고 세련된 화이트셔츠를 만나는 건 쉽지 않다. 자신에게 잘 맞는 좋은 셔츠를 만났다면 가급적 여러 벌 사두는 것이 좋다. 화이트셔츠는 일종의 소모품이다. 오래 두고 입기엔 한계가 있다. 낡고 해진 멋이 필요한 옷도 있지만, 슈트와 입는 화이트셔츠는 깨끗하고 적당히 새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좋다.

일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화이트셔츠지만 여기에 돈을 투자할 이유는 많다. 좋은 화이트셔츠는 소재가 중요하다. 디자인도 좋고 브랜드도 좋은데 이른바 가격까지 착하려면 소재에서 원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

화이트셔츠에서는 무엇보다 소재가 중요하다. 브랜드를 양보하더라도 소재가 먼저다. 내 몸에 바로 걸치기 때문이다. 또 소재가 좋아야 슈트를 입고 벗을 때 한결같은 멋이 유지된다. 디자인은 기본적인 게 좋다. 너무 얇은 소재는 살이 비쳐 화이트셔츠만의 매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김 소장은 “남자의 화이트셔츠는 요즘 한창 이슈인 놈코어 패션 트렌드에 입각해서도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질 패션 아이템”이라며 “가장 기본이고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의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셔츠와 넥타이는 슈트와의 전체적 매치와도 어울려야 한다”며 “이런 감각이 전혀 없다면 아예 마네킹이 입고 있는 슈트와 셔츠·타이를 세트로 사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젠 스타일도 경쟁력이자 그 사람의 안목이다. 좋은 안목이 있다는 건 멋지게 꾸밀 줄만 아는 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자기 이미지도 잘 안다는 의미다. 저렴하면서도 스타일 좋은 제품은 얼마든지 있다.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이젠 경쟁력이라는 걸 남자들은 알아야 한다. 특히 40~50대 남자는 더더욱 잘 알아야 한다. 뱃살을 커버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아저씨 티 나는 스타일을 벗어야 몸도 마음도 젊어지기 때문이다.

멋쟁이는 늘 기본에 강하다고 김 소장은 밝혔다. 그는 “때론 보타이나 스카프·행커치프 등도 시도를 해보자”면서 “작은 헝겊 조각 하나가 우리의 이미지를 좀 더 발랄하고 경쾌하게 만들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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