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고등교육을 받은 남녀 비율, 여성 경제활동 참여도, 남녀 임금 격차 등 9개 항목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의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를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유리천장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사회적 장벽을 뜻하는 말로, 지수가 낮을수록 여성에 대한 차별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 중 25.6점으로, OECD 평균(60점)을 한참 밑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양육비 부문에서는 높은 수준의 국가보조금으로 1위를 차지했음에도 남녀간 노동참여율과 임금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진 탓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여성이 일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80점을 받은 핀란드가 꼽혔다. 핀란드는 지난해 77.1점으로 3위에 들었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노르웨이는 스웨덴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폴란드(73.1), 프랑스(72.1), 헝가리(67.8) 순이었다. 일본은 27위로 한국에 이어 두번째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으로 여성의 노동권이 신장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이 두텁게 존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우려를 표했다. IL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한 베이징세계여성대회가 20주년을 맞았지만 그간 남녀간 노동시장 참여율 격차는 1%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또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임금을 보장하는 동일임금법 등이 통과된지 미국은 반세기, 영국은 45년이 지났지만여성 임금은 남성의 77% 수준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년간 3%가량 상승한 수치다.
ILO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속도로 여성의 임금이 상승한다면, 향후 70년간 남녀간 임금 격차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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