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보기관 문서를 입수한 결과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스파이로 점찍은 북한 남성이 남아공을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남아공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북한 남성은 MI6으로부터 스파이 제안을 받은 뒤 '안전이 보장되면 접촉할 수 있다'고 했으나 1년간 답을 주지 않은 상태였다.
MI6은 남아공 정부에 해당 남성의 항공편 정보를 주고 안전한 거처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외부 노출 없이 비밀 접촉이 이뤄질 수 있게 조치해 줄 것을 청했다.
MI6은 북한인 스파이 포섭이 북한의 비밀 핵프로그램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흔치 않은 기회'라며 남아공 정부를 설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에 유출된 문서는 편집본으로 MI6요청이 언제 이뤄진 것인지, 실제로 접촉이 성사되고 북한 남성이 스파이 역할을 수행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유출된 남아공 정보기관 문서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작성된 것이다.
가디언 등은 유출 문서에 한국 정보기관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은 2012년 원전 반대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마리오 다마토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대표에 대해 입국을 불허한 바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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