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미국은 자동변속기 비중이 81%에 달하고, 과거 독일과 함께 고단 경쟁을 촉발한 일본은 2012년 자동변속기를 대체하는 무단변속기(CVT) 비중이 43%나 된다.
‘기어’가 동력을 배분하는 자동변속기와 달리 CVT는 ‘벨트’가 쓰여서 “단수가 없다”고 표현된다. 기어보다 파손 가능성이 커 초기에는 소형차에만 쓰였는데, 최근 금속벨트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중대형차로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역시 일본 업체가 CVT를 주도하고 있다.
수동변속기가 인기인 유럽에서는 앞으로 듀얼클러치변속기(DCT) 비율이 늘어날 전망이다. 수동변속기는 기어를 옮겨 변속하는 클러치가 하나라서 운전자에 따라 변속감 차이가 큰데,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클러치를 두 개 장착한 자동변속기가 DCT다. 사실 두 개의 변속기가 붙어있는 셈인데, 홀수 단과 짝수 단을 번갈아가며 변속하기 때문에 효율이 뛰어나고 변속이 부드럽다. 연비 좋은 수동의 장점과 변속감이 작은 자동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DCT는 10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파사트 출시를 앞둔 폴크스바겐이 주도하고 있는데, DSG라는 자체 이름으로 부른다.
현대차도 지난달 ‘엑센트 디젤’을 시작으로 ‘벨로스터’, ‘i30’, ‘i40’ 등 최근 출시하고 있는 중소형 차량에 7단 DCT를 탑재했는데, 다른 중형차급에도 DCT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프랑스업체 푸조와 시트로엥은 수동변속기의 단점을 극복한 변속기로 독자 노선을 가고 있다. 푸조는 ‘MCP’, 시트로엥은 ‘EGS’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클러치가 두 개인 DCT와 달리 클러치 하나로 수동형 자동변속기를 구현했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변속기가 다른 것은 환경 차이에서 비롯했다. 유럽은 연비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 연비가 뛰어난 수동변속기 형태를 좋아한다. 미국은 도심과 고속도로 정체가 심해 자동변속기 선호도가 높은데, 변속에 대한 거부감이 작아 변속감이 아예 없는 CVT 선호도는 오히려 낮다.
반면, 일본은 도로가 좁고 정체가 심해 수동변속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저속주행에 효율적이고 작은 차에 적합한 CVT가 인기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