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려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동의어라고도 할 수 있다. ‘맹자(孟子)’ 이루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로서 ‘내가 그러한 처지였으면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자기에게 이롭게 행동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와는 상반된 의미로 쓰인다.
맹자는 같은 문장에서 중국 하(夏)나라의 시조로서 치수(治水)에 성공한 인물로 알려진 우(禹) 임금과 순(舜) 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적에 농업을 관장했다고 전해지는 후직(后稷)에 대해 논하면서 “우 임금은 천하에 물에 빠지는 이가 있으면 자기가 치수를 잘못해서 그가 물에 빠졌다고 생각했고, 후직은 천하에 굶주리는 자가 있으면 자기의 농정 잘못으로 그가 굶주린다고 생각해서 이처럼 백성 구제를 급하게 여겼다(禹思天下有溺者 由己溺之也 稷思天下有飢者 由己飢之也 是以如是其急也)”고 말했다. 여기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생각한다’는 뜻의 ‘인익기익(人溺己溺)’, ‘인기기기(人飢己飢)’라는 말이 나왔다.
그렇다. 배려의 요체는 자기중심이 아니라 상대의 시각에서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맹자’는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남을 예우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자함을 돌아보며,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禮人不答反基敬 愛人不親反基仁 治人不治反基智).”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易地則皆然: ‘그러한 처지였으면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 라는 내용으로 배려를 뜻함.
易 바꿀 역, 地 땅 지, 則 곧 즉, 皆 다 개, 然 그럴 연
易 바꿀 역, 地 땅 지, 則 곧 즉, 皆 다 개, 然 그럴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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