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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왕소-황보여원, 실제는 최고의 정치파트너

입력 : 2015-02-05 17:17:44 수정 : 2015-02-05 17: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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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주인공 왕소와 그의 부인 황보여원의 금슬을 실제로 어땠을까?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태조 왕건(남경읍 분)이 고려를 건국한 이후 호족들의 손에 놀아나는 고려를 황제의 나라로 다시 세우기 위한 고려 태자 왕소(장혁 분)와 그의 첫 사랑 발해의 마지막 공주 신율(오연서 분)의 로맨스를 그린 퓨전사극로맨스다.

로맨스사극인만큼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왕소와 그의 부인 황보여원(이하늬 분)은 극중 사랑없는 정략결혼을 맺은 부부로 등장한다. 가문을 지키기 위한 혼인일뿐 사랑은 없는 사이인 것이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그려진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왕소는 왕건의 세번째 부인 충주 출신 신명순성황후 유씨의 둘째 아들이고, 황보여원은 황주 출신 신정황태후 황보씨의 딸로 후일 대목황후가 된다. 이들은 실제로는 태조 왕건을 아버지로 둔 이복 남매지간이다.

어떻게 이복 남매지간이 부부의 연을 맺었을까? 태조 왕건은 삼한 통일의 대업을 위해 많은 지방 호족들과 혼인 동맹을 맺었다. 29명의 부인을 두었으며 자식 또한 25남 9녀에 달했다. 혼인 동맹을 맺은 호족들은 자신들끼리 혼인을 맺어 세력을 공고히 하려했다.

황보여원은 가문의 안위를 위해 저주받은 황자로 기피하던 왕소와 혼인을 결정한다. 비록 혼인으로 부부의 연은 맺었지만 왕소와 황보여원은 서로 거리를 두고 있다. 마치 같은 배를 탄 원수 오월동주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대목왕후는 훗날 고려 5대 황제 경종을 비롯해 효화태자, 천추전부인, 보화궁부인, 문덕왕후를 낳았다. 또한 남편 광종을 황제에 올리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랑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황제의 런닝메이트로는 최고의 파트너였던 셈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는건 왕소가 황제에 즉위한 후부터다. 광종은 호족의 세력을 꺾기 위해 다양한 개혁 정책을 펼쳤는데 그중 호족 세력의 목에 비수를 꽂은 것은 노비안검법이었다. 대목황후는 남편이 아닌 가문의 편을 들어 노비안검법을 반대했다.

광종은 주위의 반대에도 개혁 정책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호족들을 숙청했다. 뿐만아니라 자신의 이복형제들은 물론 아들인 유(훗날 경종)마저 죽이려했다. 때문에 경종은 불안한 소년 시절을 보냈고, 황제에 즉위해서도 방탕한 삶을 살았다.

왕소와 황보여원은 훌륭한 정치 파트너였지만 사이좋은 부부는 아니었다. 이유는 가문의 존망이 개인의 생사를 결정하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무 것도 아니다. 실제 역사에서 두 사람은 더 살벌한 사이였다.

여창용 기자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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