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
당지수 낮아 당뇨병 환자에도 좋아 반으로 가르면 향긋한 향이 퍼진다. 하얀 김이 솔솔 올라온다. 호호 불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전해지는 기분 좋은 달콤함. 겨울의 별미 고구마의 매력이다. 맛만 좋은 게 아니다. 고구마는 단맛이 강하지만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 호떡, 감귤 등과 달리 다이어트 걱정을 덜고 먹을 수 있다. 영양도 풍부하다.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많고 나트륨 배출을 도우며 변비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단백질 함량이 낮은 점을 빼면 완전식품에 가깝다. 저렴하고 흔하지만 알고 보면 기특한 고구마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요즘은 전국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고구마가 국내에 전해지기까지는 지구 반바퀴를 돌아야 했다. 고구마는 중미 유카탄 반도와 남미 베네수엘라가 원산지로 추정된다. 15세기 말 콜럼버스는 유럽에 고구마를 전파했다. 16세기 스페인이 필리핀을 정복하면서 아시아에도 고구마가 전해졌다. 더운 지방인 필리핀에서는 고구마의 인기가 낮았지만, 곧 중국 남부로 넘어가면서 구황 작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고구마는 흉년에 백성의 주린 배를 채워줬다. 이 고구마가 일본으로 흘러들었다.
우리 땅에 고구마가 전해진 건 1763년. 일본에 조선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사서 부산으로 보냈다. 조엄은 고구마에 대해 “우리나라에 널리 퍼뜨리기를 문익점이 목면 퍼뜨리듯 한다면 어찌 우리 백성에게 큰 도움이 아니겠는가”라고 기술하며 구황작물로서 기대를 걸었다. 조엄에 앞서 조선 양명학자인 이광려도 중국 서적을 보고 ‘흉년에 양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구마를 들여오려 애썼다.
◆비타민·항산화 물질 풍부… 당 지수 낮고 변비 예방
고구마는 주로 먹는 덩이뿌리는 물론 잎, 줄기 모두 버릴 것 없는 영양 덩어리다. 미국 시민단체 공익과학센터(CSPI)가 선정한 10가지 건강식품에 선정됐을 만큼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고구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비타민 A, B, C가 풍부하다. 고구마의 비타민C는 열을 가해도 잘 파괴되지 않아 잔존율이 70∼80%에 이른다. 또 칼륨이 많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주황색 고구마에 든 베타카로틴은 항암 작용을 한다. 자색고구마에 있는 안토시아닌도 대표적 항산화 물질이다. 대한암예방학회는 하루에 고구마 반 개를 먹으면 대장암과 폐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구마는 의외로 당 지수(GI 지수)가 낮아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변비 예방에도 좋다. 식이섬유가 많은 데다 생고구마를 자르면 나오는 우윳빛 얄라핀 성분이 변을 무르게 한다. 고구마 100g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평균 2.2g으로 오이 3개와 맞먹는다. 필수아미노산으로 어린이 생장에 도움을 주는 라이신 함량은 쌀, 옥수수보다 높은 편이다. 고구마 잎·줄기에는 뿌리보다 비타민 A, C, E가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잎에는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도 들어 있다.
고구마의 종류로는 물고구마,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자색고구마가 있다. 밤고구마는 연자주색 껍질에 속이 노랗다. 껍질에 비타민A, E가 풍부해 통째로 먹으면 좋다. 호박고구마는 물고구마와 호박을 접붙여서 만든 것으로 단맛이 단연 뛰어나다. 자색고구마는 속살이 보라색이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하지만 단맛은 적은 편이다.
고구마를 고를 때는 상처가 없고 윤기 있으며 단단하고 무거운 것이 좋다. 저장 온도는 15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두도록 한다. 고구마에서 싹이 나면 맛이 떨어지므로 빨리 제거해야 한다.
고구마는 김치, 사과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좋다. 고구마에 든 아마이드는 잦은 방귀의 원인이 된다. 이때 펙틴이 풍부한 사과를 곁들이면 본의 아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고구마에 우유, 두유 등을 곁들이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고 목 넘김도 좋아진다. 돼지고기, 콩, 달걀, 치즈 같은 고단백 식품도 고구마와 함께 조리하면 좋다. 쇠고기는 피하는 것이 낫다. 쇠고기는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만, 고구마는 그렇지 않아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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