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불명의 병으로 두 살배기 아들을 잃은 여성이 아들의 장난감을 크리스마스 시장에 내놓은 가슴 아픈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영국 현지매체 리버풀 에코에 따르면 제인 로빈슨은 앞선 11월 아들 루이스(2)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루이스가 숨진 날은 세 번째 생일을 불과 10일 앞둔 시점이었다.
루이스의 사망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의료진도 루이스의 사망원인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로빈슨 부부는 루이스가 ‘알파병(Alper's disease)’ 때문에 숨진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알파병은 유소아기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대뇌피질 변성질환을 부르는 말이다. 되풀이되는 경련과 정신발달지체가 주요 증상이며, 열성유전이어서 가족성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슨은 하늘로 떠난 아들을 쉽게 잊지 못했다. 그러나 생각 끝에 그는 루이스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다른 아이들을 위해 내놓기로 결심했다.
로빈슨에게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들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다. 그는 “처음에는 크리스마스고 뭐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냥 잊어버리고 싶었다”고 슬퍼했다.
로빈슨 부부에게는 걱정거리가 또 있었다. 루이스와 쌍둥이로 태어난 아들 에단에게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다행히 에단의 건강에는 아직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빈슨은 루이스 없는 삶을 받아들일 생각이다. 떠난 아들을 뒤로하고서라도 아직 에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루이스의 생애 마지막날 ‘잘자’라고 인사해줄 당시 병원에서 기록된 심장박동 그래프를 문신으로 새길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리버풀에코 홈페이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