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내용 공개 ‘슈퍼팩’ 민주가 많아
‘다크머니’는 73%가 공화쪽으로 쏠려 지난 11월4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는 공화당의 승리일 뿐 아니라 기부자를 알 수 없는 ‘다크 머니’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업인 등 익명의 거액 기부자들이 ‘사회복지단체’ 등을 전면에 내세워 돈으로 의회를 손아귀에 넣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거액의 기부자가 선거 자금을 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슈퍼팩을 통한 지원이고, 또 하나는 사회복지단체에 기부를 하고, 이 단체가 독자적으로 선거 지원 활동을 하거나 슈퍼팩에 다시 기부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슈퍼팩에 기부한 금액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신고가 되지만 슈퍼팩이 사회복지단체로부터 기부를 받으면 그 단체만 신고하면 된다.
지난 11월4일 열린 미국 중간선거에서 아칸소주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공화당 톰 코튼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지자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공화당을 지지하는 슈퍼팩과 비영리단체 등이 지난번 중간선거의 상원 의원 선거전에서 TV 광고에 쏟아부은 돈이 2억5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민주당 지지 성향의 정치 외곽단체도 1억32만달러를 광고비로 사용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슈퍼팩과 비영리단체가 팀을 결성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원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연방 단위의 큰 슈퍼팩이 지방자치단체의 작은 슈퍼팩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면 다크 머니를 보유하고 있는 비영리단체가 가세한다. 이 때문에 정치 자금과 선거 자금은 갈수록 베일에 가려지면서 그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민간 기구인 책임정치센터(CRP)는 이번 중간선거 비용을 약 36억7000만달러(약 4조190억원)로 추정했다.
다크 머니가 본격 등장한 것은 2010년 중간선거이다. 당시 기부자를 알 수 없는 선거 자금이 1억6100만달러가량 투입됐다.
CRP는 2014년 중간선거에서 다크 머니 규모가 최소한 2억1600만달러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대표 미치 매코넬 의원 측에 제공된 익명의 선거 자금이 114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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