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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이성만재(以成萬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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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19 21:07:49 수정 : 2014-12-19 21: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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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를 쌓되 정당해야 한다. 돈벌이에 급급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손가락질을 당한다. 그러한 부는 오래 가지도 않는다. 직업윤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논어’에 공자의 직업관이 소개돼 있다. 공자는 “부를 구하는 데 있어 옳은 일이라면 나는 말채찍을 잡는 하찮은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를 부정한 일로써 한다면 억만금을 번다 해도 나는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이다(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중국 어선들이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게다가 치어(稚魚), 곧 갓 태어난 물고기까지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이 헬기와 경비함, 고속단정까지 투입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뿐이다. 서해 꽃게, 남해 홍어, 동해 오징어 등 우리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고전 ‘국어(國語)’는 “산에서는 새싹을 베지 않고, 물에서는 어린 물고기를 잡지 않는다. … 이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교훈이다(上山?柴不斬取新長出的枝條 入水打撈不撈取未長大的 … 這是自古取有的訓誡)”고 경책하고 있다.

‘일주서(逸周書)’의 가르침 또한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살아 있는 사물이 적절한 성장시기를 놓치지 않게 되고, 만물이 그 본성을 잃지 않게 되며, 사람이 그 일을 잃지 않게 되고, 하늘은 그 사계를 잃지 않게 되어 부유함을 이루게 된다(則有生而不失其宜 萬物不失其性 人不失其事 天不失其時 以成萬財).”

중국 어선들은 주로 서해안에서 조업활동을 했지만 북·중 공동어로협약 체결 이후 동해안의 북한 어장으로까지 진출하면서 울릉도 근해 오징어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게 벌써 몇 년째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 어민과 바다를 보호하는 일은 바로 우리 국권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 어부들도 정당하게 돈을 버는 도덕성을 회복하길 바란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以成萬財 : ‘순리를 따르면 부유함을 이루게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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