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지방세 감면을 정책추진 도구로 활용하면서 내놓은 지방재원 손실 보전대책이 실효성이 낮은 것도 문제다. 지방세수 위축을 초래하는 지방세 비과세·감면제도를 수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낮은 지방세 감면 정비율
16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지방세는 감면의 장기화와 특권화 현상이 심각해 정비율이 국세에 비해 매우 낮다. 2011∼2012년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몰 도래 조문 67개(감면액 2조5571억원) 중 단 1개(133억원)만 감면이 폐지됐다. 나머지 66개는 2013∼2015년으로 일몰이 연장됐다.
지방세 감면통합심사 제도가 도입된 2011년 이후 2013년까지 일몰 정비 실적을 보더라도 일몰대상 119개 분야 4조4600억원(주택거래 취득세 감면은 제외) 중 39개 분야 6900억원 규모만이 정비됐다. 정비율이 2011년 31.6%에서 2012년 5.9%로 추락했다. 지난해 34.6%로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낮다. 여기에 지방세 감면 관련 관리제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의원입법을 통한 감면도 2011년부터 올 2월까지 81건이나 돼 지방세 감면 정비를 어렵게 한다.
반면에 국세감면은 지난해 박근혜정부가 비과세·감면제도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대폭 감축됐다. 국세감면 정비율은 2008년 46%에서 2012년 24%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73%로 크게 올랐다.
◆지방세 감면관리 이원화
지방세 감면 정비율이 낮은 것은 감면의 신설·연장, 감면관리 등 권한이 재정 책임을 지는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국세의 감면계획 수립·심사는 기재부 장관에게 있다. 국가재정법은 조세감면 건의서·평가서의 제출의무와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을 종료할 것을 선언했다. 비과세·감면 신설과 운영도 원칙을 명확히 해 제도의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2017년까지 비과세·감면 정비로 18조원 규모의 재원확보를 목표로 설정한 뒤 2012∼2013년 세법개정으로 약 15조원의 세입을 확충했다. 감면 신설의 제한도 강화하고 있다. 내년부터 신규 조세지출사항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도입되고, 일몰 도래 조세지출사항의 심층평가가 의무화된다.
지방세 감면은 국세와 마찬가지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별도 심의과정이 없다. 행자부 장관은 지방세 특례 및 그 제한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매년 2월 말까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런데 지방세 감면 기본계획은 국세와 달리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지 않으며 조세특례의 평가도 전문기관을 통한 심의절차가 법률로 규정되지 않았다. 감면 건의와 평가에서 지자체나 전문기관의 의견 반영 경로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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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면방법도 문제
국세는 세액공제, 소득공제, 저율과세 등 감면방식이 다양하다. 지방세 감면은 정책목적이나 수혜자 특성과 상관없이 대부분 세액감면이다. 세목별 특성이나 지원대상 간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감면을 적용한다. 세액의 전액감면도 많아 조세형평성이나 세원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지적된다.
지방세 부담을 100% 감면해 주는 전액감면은 비영리단체와 공공기관 등 공익적 성격이 강한 대상에만 국한하지 않고 기업 등 시장성이 강한 분야도 포함하고 있다. 2011년 감면이 이뤄진 지방세특례제한법상 93개 조문 중 69개에서 전액감면을 규정했다. 이로 인한 감면액은 지특법상 전체 감면액의 95%(3조6215억원)나 차지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전액감면은 ‘응능원칙’(납세자의 지불능력에 따라 과세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고 조세의 수직적·수평적 형평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전액감면이 장기화되면 세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어려워 향후 지방재정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세는 세액감면을 적용받는 사업과 그 밖의 사업을 겸영하는 경우에는 구분경리(자산·부채·손익금을 독립된 계정과목에 구분 기장)토록 하고 있다. 감면적용 사업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구분경리는 그 자체만으로 세액감면의 중복 여부를 자동으로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세 감면에는 구분경리제도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지방세 감면제도 개혁 필요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지방세 감면 통합심사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 통합심사에서 국세처럼 일몰이 도래한 항목은 ‘감면종료’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감면 타당성을 인정받은 항목은 감면 연장시마다 감면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 장기화된 감면은 먼저 정비하고, 경기활성화와 부동산투기억제 등 지방세 감면을 거시적 경제운용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말 것도 주장했다.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약자나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감면 신설·연장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되 공익성 활동단체의 감면은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수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은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해 현행 지방세 감면 규모를 지방재정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줄이고 불필요·중복 감면을 일몰규정에 맞춰 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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