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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고령 수험생 81세 할머니 수능 첫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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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3 20:31:44 수정 : 2014-11-13 20: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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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수능 치르던 날 “합격 느낌 아니까∼!” “단언컨대 선배는 수능 대박!”

201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영하로 내려간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험장 앞은 후배와 가족들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전국 1216개 시험장에서 64만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렀다. 경찰은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지각한 수험생들을 긴급 수송했으며, 병상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도 있었다.

“힘내세요” 201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3일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정문 앞에서 2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시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수능 대박’ 뜨거운 응원전


대입시험일 중에서 1998년 이후 가장 추웠던 이날 각 수험장 앞은 이른 새벽부터 응원전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각 학교에서 나온 응원단은 수험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거나 ‘수능 만점 받고 가실게요’ 등 재치있는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수험장 정문과 가까운 ‘명당’ 자리를 잡으려는 응원단의 눈치 싸움도 치열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 앞에서 응원을 펼치던 서문여고 1학년 최인우(16)양은 “정문 바로 앞에서 응원해야 선배들 기분이 좋을 것 같아 아침 일찍 나왔다”며 “그동안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떨지 말고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 응원전을 벌인 용산고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투 없이 얇은 교복 재킷만 입은 모습이었다. 용산고 학생들은 “선배들에게 추위를 이기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선배들이 들어갈 때마다 거수경레를 했다.

수험생들은 입실시간인 8시10분이 되기 훨씬 전부터 속속 수험장 앞에 모여들었다. 오전 6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고에 제일 처음 도착한 수험생 최로예(18)양은 “수학과 국어 과목을 한번 더 보려고 일찍 왔다”며 “잘봐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들 딸의 손을 잡고 뺨을 어루만지던 학부모들은 자녀가 수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자녀를 배웅한 뒤 눈물을 보이는 학부모도 있었고, 핫팩으로 초콜릿이나 엿을 녹여 교문에 붙인 뒤 기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압구정고에 딸을 응원하러 왔다는 문모(47·여)씨는 “딸이 오늘 생일인데 생일 선물로 좋은 결과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내가 더 긴장되는 것 같다. 교회에 가서 계속 기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뇌병변 장애학생 37명이 시험을 본 서울 종로구 서울경운학교 앞은 다른 학교에 비해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자녀를 응원하는 학부모들의 간절함은 다른 곳 못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학생들은 담요로 온몸을 꽁꽁 싸맨 뒤 부모와 함께 수험장에 들어섰다. 한 학부모는 “딸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했다”며 “떨지 않고 무사히 잘 마치고 나왔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 은평고 앞에서는 최고령 수험생인 조희옥(81·여)씨가 시험을 치렀다.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마칠 수 없었던 조씨는 2010년부터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를 통해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올해는 수능에 도전했다. 그는 “나도 수능을 치르게 되다니 꿈만 같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생인 조희옥(81) 할머니가 13일 서울 은평고등학교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웃음을 머금은 채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순찰차 이송, 병원에서 응시…사건사고 잇따라


전국 곳곳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시험장을 찾지 못해 경찰 순찰차나 자율방범대의 오토바이 도움을 받는 수험생들이 속출했다. 일부 학생은 시험장을 착각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경북 구미에 사는 박모(18)군은 구미 선주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봐야 했지만 수험장을 착각, 상주의 상주고등학교를 찾아갔다. 박군이 수험장을 잘못 찾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입실 50분 전인 오전 7시20분. 박군과 어머니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순찰차 2대를 이용해 60㎞를 달려 수험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지만 서울 상암고에서는 한 여학생이 입실시간이 훌쩍 넘은 9시10분쯤 수험장을 찾았다가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재수생 A(19)군은 서울 강동구 광문고에서 시험을 봐야 했으나 수험장을 착각,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광문고를 찾았다. 경기도교육청은 A군이 서울 광문고까지 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특별히 광명 광문고에서 시험을 보도록 조치했다. 해당 학교는 여학생들만 시험을 보는 수험장이어서 A군은 ‘청일점’으로 시험을 치렀다.

병상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도 있었다. 건국대병원에 입원 중인 B(18)군은 감독관과 경찰관 입회 아래 VIP병동에서 시험을 봤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B군이 폐기능 이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지만 응시를 포기하지 않아 호흡안정장치를 단 채 시험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서도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던 여고생 등 14명이 도내 10개 병원에서 시험에 응시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고등학교에서는 1교시 시험을 앞둔 C군이 뇌경색으로 쓰러져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인근 동수원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수능을 보는 대신 서울 도심에서 ‘대학거부’ 선언을 했다. ‘대학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소속 청소년 3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중심의 교육과 학력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사회를 거부하고 바꾸고자 대학 거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사건팀·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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