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출시된 빙그레 아이스크림 ‘투게더’는 국내 최초의 생우유 100% 아이스크림이다. 당시 설탕물에 색소를 넣어 얼린 ‘께끼’가 아이스크림의 대명사이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 정통 아이스크림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우유로 만든 정통 아이스크림은 당시만 해도 특급호텔이나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제한된 사람들만 먹는 전유물이었다. 정통 아이스크림은 아이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제법 주머니가 두둑한 아버지라도 막상 사 먹으려면 비싼 가격이 부담으로 다가오곤 했다. 그래도 투게더의 깊은 맛은 엄마, 아빠의 지갑을 열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매출의 등락은 거의 없어 연간 300억원 넘게 팔리고 있다.
투게더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다. 1970년대 빙그레와 기술 제휴를 했던 미국의 퍼모스트 맥킨슨사는 고급 아이스크림 제조에 협조해 달라는 빙그레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빙그레는 2년여 동안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독자 기술로 투게더를 내놓을 수 있었다. 출시 당시에는 설비 자동화가 어려웠던 시기여서 직원들이 아이스크림 재료를 일일이 손으로 담은 일화도 있다.
투게더라는 제품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채택했는데 ‘온 국민이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정통 아이스크림을 즐기자’는 의미기 담겼다고 한다.
가격은 당시 10원하던 ‘께끼’ 보다 60배 비쌌지만 고급 아이스크림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투게더는 어느새 빙그레의 장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꾸준한 인기에 2005년 프럴린&아몬드, 2006년 카카오무스, 2008년 베리베리&굿, 2013년 바닐라&초코 등 다양한 맛의 ‘형제 제품’이 잇따라 시장에 선을 보였다.
용량도 커져 초기에는 800㏄였으나 현재는 900㏄로 체급을 올렸다.

조용국 빙그레 홍보팀장은 “올해로 투게더가 출시된 지 40년이 됐다”며 “투게더가 대한민국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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