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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로맨스… 그 시절 히트곡… 추억을 보고 듣다

입력 : 2014-10-15 21:06:59 수정 : 2014-10-16 07: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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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할리데이’ ‘미래를 꿈꾸는 사랑’, 그리고 ‘뜨거웠던 순간’. 뮤지컬 영화 ‘할리데이’는 환상의 휴양지에서 시작된 한 남자와 두 자매의 엇갈리는 로맨스를 그린다.

언니 매디(애너벨 스콜리)의 초대로 이탈리아 휴양지 풀리아를 찾은 테일러(해나 아터턴)는 도착하자마자 매디로부터 ‘이틀 후, 지난 5주 동안 사귄 남자와 결혼한다’는 말을 듣는다. 더욱 놀랄 일은 언니의 약혼자가 3년 전 자신이 사귀었던 라프(줄리오 베루티)라는 사실이다. 테일러는 라프를 사랑했지만 자신의 꿈과 당시 상황 때문에 이별을 고하고 그의 곁을 떠났었다. 언니의 행복을 위해 라프를 따로 만난 테일러는 과거의 관계를 비밀로 하자고 당부한다. 하지만 아직도 애틋한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둘의 미묘한 관계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줄거리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자기 감정에 충실하라는 것과 상대에게 진심을 말하라는 것이 전부다. 이 영화의 강점은 다른 데 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가수들의 히트곡들이 관객의 가슴을 마음껏 두드리며 그 때 그 시절로 추억여행을 떠나보낸다. 당시 빌보드 차트를 점령했던 곡들답게, 40∼50대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듯싶다. 팝의 디바 마돈나와 그녀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팝 아이콘 신디 로퍼,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과 여성 록밴드 뱅글스, 80년대 최고 전성기를 누린 조지 마이클, 그리고 휴이 루이스와 빌리 아이돌 등은 모두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스타들이다. 이들의 히트곡들이 영화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뮤지컬영화 ‘할리데이’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팝 스타들의 히트곡 퍼레이드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유쾌한 로맨스에 절묘하게 엮어, 객석에 추억과 휴식을 선사한다.
노래는 영화의 스토리에 걸맞도록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휴양지로 떠나면서 설레고 신나는 마음을 표현한 마돈나의 ‘할리데이(Holiday)’를 시작으로, 토마토 축제를 즐길 때 부르는 카트리나 앤드 더 웨이브스의 ‘워킹 온 선샤인(Walking on sunshine)’은 다채로운 의상을 함께 곁들이며 흥겨운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 감미롭고 애절한 느낌의 명곡 록시트의 ‘잇 머스트 해브 빈 러브(It must have been love)’는 주인공 테일러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대변한다. 1987년 빌보드 차트 9주 연속 1위에 올랐던 조지 마이클의 명곡 ‘페이스(Faith)’도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배가시킨다. 테일러가 교회 테라스에서 셰어의 ‘이프 아이 쿠드 턴 백 타임(If I could turn back time)’을 열창할 때는 주인공의 솔직한 심정이 드러나면서 영화가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결혼을 앞둔 매디 앞에 나타난 전 남자친구 더그(그레그 와이즈)가 휴먼 리그의 ‘돈트 유 원트 미(Don’t you want me)’를 부르며 매디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대목은 보는 재미와 더불어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드넓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해변에서 왬의 ‘웨이크 미 업 비포 유 고-고(Wake me up before you Go-Go)’에 맞춰 전 출연진이 펼쳐보이는 발랄한 안무와 단체 퍼포먼스 또한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 신디 로퍼의 ‘걸스 저스트 워너 해브 펀(Girls just wanna have fun)’이 흐르면, 결혼 전날 밤 여자들만의 파티를 여는 장면이 연출된다. 화려한 클럽의 무대를 배경으로 80년대 복고 콘셉트의 의상을 갖춰 입은 주인공들이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 장면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잔상을 남긴다. 여기에 듀란듀란의 ‘와일드 보이(Wild boys)’를 부르며 등장하는 남성들은 신디 로퍼의 노래와 안무에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일부러 70년대식 미장센과 촬영 스타일을 고집한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들인 만큼, 일상의 고민과 잡념들을 접어두고 그 시절 즐겨찾던 ‘음악감상실’로 돌아가 저마다 간직한 추억에 푸욱 젖은 채, 그저 쉬면서 보면 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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