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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불의부귀 여부운(不義富貴 如浮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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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5 21:31:41 수정 : 2014-10-15 23: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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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잘살기를 꿈꾼다. ‘잘 산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공동체마다 다를 수 있지만 물질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삶은 기본 전제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다. ‘맹자’ 양혜왕편에 나오는 말로 경제적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마음을 지닐 수 없다는 뜻이다.

부자(富者)가 되는 길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팔자라 하겠다.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든가 아니면 대형 복권 당첨 같은 행운이 따르는 일이다.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둘째는 투자다. 위험을 감내하면서 투자상품을 찾아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지만 원금마저 잃을 수 있는 리스크가 크다. 투기성이 강하다. 셋째는 저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매월 꾸준하게 적금을 부어서 목돈을 만들어 저축액을 늘려가는 방법이다. 안전자산으로서 부자가 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의 직업윤리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성은 바닥인데 최고경영자(CEO) 연봉이 28억∼31억원으로 미국·일본 상위권 은행의 최고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국내 금융그룹의 자산과 순익은 미국·일본 금융그룹의 10분의 1 수준이다.

세계 금융그룹들은 선진 금융기법과 상품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은 서민 상대로 이자놀이하는 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가을 대형 금융사들의 탐욕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 이후 거대 대형 은행 계좌를 신협 등 지역의 소형 금융기관으로 옮긴 일들을 떠오르게 한다.

오늘은 ‘국제 신협의 날’이다. 소수 주주의 이익 창출보다 전체 조합원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신뢰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논어’는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無信不立)”며 “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부귀는 뜬구름과 같다(不義而富且貴 於我 如浮雲)”고 가르치고 있다. 은행장들이 새겨들어야겠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不義富貴 如浮雲:‘옳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부귀는 뜬구름과 같다’는 뜻.

不 아니 불, 義 옳을 의, 富 부유할 부, 貴 귀할 귀, 如 같을 여, 浮 뜰 부, 雲 구름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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