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 등장한 ‘왔다! 장보리’ 관련 속보자막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긴 가운데 연출을 맡은 박성재 PD가 입을 열었다.
박 PD는 5일 세계닷컴과의 통화에서 “토요일 오전 회의 중 ‘장보리와 겹쳐서 망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SNL’만의 생방송 매력을 드러낼 기회가 있기를 바랐는데, 실시간 자막을 넣음으로써 이를 증명했다”고 웃었다.
박 PD는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는데, 오히려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셨다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생방송 특유의 여러 장치를 시도할 예정”이라며 “‘Live’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SNL 코리아’에서는 이유리가 깜짝 출연해 개그본능을 과시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유리는 호스트로 나선 김지훈과 ‘자수구찌쇼’ 코너에 특별 출연, 유세윤과 개그 하모니를 이뤄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제작진은 화면에 ‘왔다! 장보리’ 관련 실시간 속보자막을 내보내 시선을 끌었다. 자막에는 ‘왔다! 장보리 실시간 상황, 연민정, 결국 유산돼…’ ‘왔다! 장보리 실시간 상황, 김혜옥, 비단의 생모로 연민정 의심!’ 등이 표기됐으며, 이를 본 시청자들은 순간 화면이 잘못 나온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것이 케이블채널에서 지상파 드라마 내용을 자막으로 내보낸 사례가 이전에 없었기 때문이다.
‘SNL 코리아’의 이같은 결정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 시청자를 뺏기지 않으려는 독특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날 ‘왔다! 장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 중계 관계로 오후 9시30분부터 전파를 탔으며, 20분 차이를 두고 방송된 ‘SNL 코리아’는 ‘왔다! 장보리’와의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한편 네티즌들은 생전 처음 보는 속보자막에 놀라면서도 제작진의 조치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연민정 유산됐다는 소리에 MBC를 트니 진짜 이유리가 울고 있더라”며 웃음을 참지 못했고, ‘SNL 코리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자막 담당하신 분이 누군지 궁금하다” 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SNL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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