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회담에는 남측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북측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국방위 부위원장 겸임), 최룡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 당 중앙위 대남비서(통일전선부 부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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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주요인사들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 북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맨 앞 가운데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맨 뒤 가운데는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
남북은 오찬 회담에서 제2차 고위급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통일부는 “북측은 그동안 우리가 제안했던 제2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10월∼11월초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고위급 접촉 개최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2차 회담’이라고 한 것은 앞으로 남북 간의 대화를 계속 이어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남북은 지난 2월 제1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우리 측이 제2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그동안 답을 하지 않았다. 제2차 남북고위급 접촉에는 제1차 때와 같이 남측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북측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을 받았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대표단의 박 대통령 예방도 성사되지 못했다.
통일부는 “(박)대통령께서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만날 용의가 있었으나, 북측이 이번에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왔기 때문에 시간 관계상 청와대 방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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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한정식집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남북 8대 8 오찬 회담은 인천시청 인근 식당 ‘영빈관’에서 오후 2시부터 3시40분까지 약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북측에서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김영훈 체육상,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손광호 체육성 부상 등 8명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김관진 실장, 류길재 장관, 한기범 차장, 김규현 차장, 김남식 통일부 차관, 천해성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김기웅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8명이 자리했다.
정부 당국자는 오찬 회담에 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와 메시지 전달 여부에 대해 “친서는 없었다”며 “현안에 대해 협의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하나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측 대표단이 이날 귀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오찬 회동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시작 부분에서 양측은 모두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측 수석 대표 격인 김관진 실장은 오찬에 앞서 북측 대표단에게 “아주 특별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대표단으로 오셨기 때문에 아주 남북관계도 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해야 되겠다”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고 남북관계도 그 수확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측 수석 대표 격인 황 총정치국장을 대신해 김양건 비서는 이에 “이번 기회가 우리 북남 사이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해서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왔다”며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이지만 처음 만났으니까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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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는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4일 오전 북측대표단과 함께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 오크우드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김정은 제1위원장 옛 전용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거쳐 이날 오전 9시5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김남식 차관의 영접을 받았다. 조선중앙방송은 이 비행기를 ‘정부비행기’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도착 직후 인천 송도의 오크우드호텔로 이동해 이곳에서 오전 11시20분부터 류 장관 등과 티타임을 가졌다. 남북은 이어 자리를 옮겨 오후 2시분부터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근처의 식당 ‘영빈관’에서 박근혜정부 출범 후 최고위급 오찬 회담을 시작했다. 오크우두호텔에서 식당으로 이동할 때는 황 총정치국장과 최 비서가 탄 1호차에 이어 2호차에는 류 장관과 김 비서가 나란히 탑승해 남북 ‘통·통 라인(통일부·통일전선부 라인)’의 수장인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번 최고위급 대표단 전격 파견은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 정변설과 건강이상설이 나오는 가운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또 대남 대화 의지를 한반도 안팎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북·중 관계의 동결, 북·일 교섭의 교착 상태에서 중·일에 남측 카드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노동당)제1비서가 당과 군부의 최고 핵심 실세(황병서·최룡해)와 대남정책 최고 책임자(김양건)를 한국에 파견한 것은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특단의 카드를 내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총정치국장 일행은 오찬 회담 후 아시안게임선수촌을 방문해 이번 대회에서 선전한 북한 선수단을 격려했다.
북 대표단은 이후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는 휴식을 취한 뒤 오후 7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 후 오후 10쯤 돌아갈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정홍원 국무총리는 오후 6시46분부터 약 15분 정도 북측 대표단을 면담할 예정이다.

모두 권력 서열 2위라고 불러도 무방할 황 총정치국장과 최 비서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는 물론 분단 이후 남측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 권력 실세라고 할 수 있다. 1972년 남북 극비 접촉시 박성철 부수상, 1990년∼1992년 8차례 총리회담, 2007년 11월 총리회담시 북한 정권 고위 인사의 남측 방문이 있었으나 이들은 권력 2인자가 아니었다. 2002년 장성택 당시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경제시찰단으로 방문했으나 당시는 권력 2인자 반열에 오르기 전이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시 김양건 비서와 김기남 비서를 특사 조문단으로 파견돼 김 전 대통령의 영전에 조의를 표하고 이후 청와대를 예방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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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방한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가 4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폐막식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이날 오전 9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조선인민군 차수 황병서 동지가 4일 정부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최룡해 동지, 김양건 동지가 동행했다”고 전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북측 대표단 4일 실시간 움직임〉
오전 9시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 남측 방문 남북 동시 발표
황 총정치국장 등 북 대표단 평양 출발
9시56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10시35분 인천국제공항 출발
11시10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 도착
11시20분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팀(오크우드호텔)
오후 1시34분 북 대표단 오크우드호텔 출발
1시49분 북 대표단 오찬 회담 장소인 인천시청 인근 식당 ‘영빈관’ 도착
2시 김 실장, 류 장관,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과 오찬 회담 시작
3시40분 오찬 회담 종료
3시42분 아시안게임 선수촌으로 출발
3시51분 아시안게임 선수촌 남문 도착, 북 선수단 격려 방문
6시45분 정홍원 국무총리 면담(예정)
7시 폐막식 참석(예정)
10시 인천공항 출발(예정)
오전 9시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 남측 방문 남북 동시 발표
황 총정치국장 등 북 대표단 평양 출발
9시56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10시35분 인천국제공항 출발
11시10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 도착
11시20분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팀(오크우드호텔)
오후 1시34분 북 대표단 오크우드호텔 출발
1시49분 북 대표단 오찬 회담 장소인 인천시청 인근 식당 ‘영빈관’ 도착
2시 김 실장, 류 장관,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과 오찬 회담 시작
3시40분 오찬 회담 종료
3시42분 아시안게임 선수촌으로 출발
3시51분 아시안게임 선수촌 남문 도착, 북 선수단 격려 방문
6시45분 정홍원 국무총리 면담(예정)
7시 폐막식 참석(예정)
10시 인천공항 출발(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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