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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단 전격 파견…'설' 난무 김정은 건재 과시

입력 : 2014-10-04 17:50:01 수정 : 2014-10-04 19: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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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자 “김정은 친서는 없으나 메시지 있다”
김정은 전용기.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최고위급 인사들이 4일 전격 남측을 방문해 박근혜정부 출범 후 최고위급 남북접촉을 가졌다.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국방위 부위원장 겸임), 최룡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가체육지도위원장 〃), 김양건 당 중앙위 대남비서(통일전선부장 〃) 등 11명으로 구성된 북측 대표단이 방문해 오후 1시50분부터 오후 3시10분까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오찬 회담을 했다. 이날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0·4 선언을 발표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이다.

4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식당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이 북측 고위층 대표단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오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관계개선 필요성 공감…“김정은 친서는 없었다”


이날 오찬 회동에는 북측에서는 황 총정치국장, 최 비서, 김 비서, 김영훈 체육상,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손광호 체육성 부상 등 7명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김 실장, 류 장관,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김남식 통일부 차관, 천해성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김기웅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8명이 자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최고위급 남북 당국자 간 회담에서 양측 모두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주목을 받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친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위원장의) 친서는 없었다. 그러나 메시지는 들고 왔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수석 대표 격인 김관진 실장은 오찬에 앞서 북측 대표단에게 “아주 특별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대표단으로 오셨기 때문에 아주 남북관계도 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해야 되겠다”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고 남북관계도 그 수확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을 대신해 모두 발언을 한 김양건 비서는 “이번 기회가 우리 북남 사이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해서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왔다”며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이지만 처음 만났으니까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사전에 정해 놓은 의제 없이 남북관계 현안에 관한 상호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식당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이 북측 고위층 대표단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오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 대표단 전격 파견은 다목적 포석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김정은 제1위원장 옛 전용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거쳐 이날 오전 9시5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김 통일부 차관의 영접을 받았다. 조선중앙방송은 이 비행기를 ‘정부비행기’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도착 직후 인천 송도의 오크우드 호텔로 이동해 이곳에서 오전 11시20분부터 류 장관 등과 티타임을 가졌다. 남북은 이어 자리를 옮겨 오후 1시50분부터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근처의 식당 영빈관에서 박근혜정부 출범 후 최고위급 오찬 회담을 시작했다. 오크우두 호텔에서 식당으로 이동할 때는 황 총정치국장과 최 비서가 탄 1호차에 이어 2호차에는 류 장관과 김 비서가 나란히 탑승해 남북 ‘통·통 라인(통일부·통일전선부 라인)’의 수장인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의 이번 최고위급 대표단 파견은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 정변설과 건강이상설이 나오는 가운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또 대남 대화 의지를 한반도 안팎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북·중 관계의 동결, 북·일 교섭의 교착 상태에서 중·일에 남측 카드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노동당)제1비서가 당과 군부의 최고 핵심 실세(황병서·최룡해)와 대남정책 최고 책임자(김양건)를 한국에 파견한 것은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특단의 카드를 내민 것”이라며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은 사실상 김정은 제1비서의 특사로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할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왔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 총정치국장 일행은 오찬 회담 후 아시안게임선수촌을 방문해 이번 대회에서 선전한 북한 선수단을 격려했다.

북 대표단은 이후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는 휴식을 취한 뒤 오후 7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 후 오후 10쯤 돌아갈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정홍원 국무총리는 오후 6시46분부터 약 15분 정도 북측 대표단을 면담할 예정이다. 

4일 오전 인천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북측 대표단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우리측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임을 가지며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정부 출범 후 최고위급 남북 접촉


모두 권력 서열 2위라고 불러도 무방할 황 총정치국장과 최 비서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는 물론 분단 이후 남측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급 권력 실세라고 할 수 있다. 1972년 남북 극비 접촉시 박성철 부수상, 1990년∼1992년 8차례 총리회담, 2007년 11월 총리회담시 북한 정권 고위 인사의 남측 방문이 있었으나 이들은 북한 최고위급 실세는 아니었다. 2002년 장성택 당시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경제시찰단으로 방문했으나 당시까지는 장성택이 북한 권력의 2인자는 아니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시 김양건 비서와 김기남 비서를 특사 조문단으로 파견돼 김 전 대통령의 영전에 조의를 표하고 이후 청와대를 예방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앞서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긴급브리핑을 열고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등 북한 측 인사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우리 측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밤 전격적으로 우리 측에 황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고위 대표단의 방문 계획을 통보했고 우리 측은 이에 동의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이날 오전 9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조선인민군 차수 황병서 동지가 4일 정부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최룡해 동지, 김양건 동지가 동행했다”고 전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북측 대표단 4일 실시간 움직임〉

오전 9시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 남측 방문 남북 동시 발표

황 총정치국장 등 북 대표단 평양 출발

9시56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10시35분 인천국제공항 출발

11시10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 도착

11시20분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팀(오크우드호텔)

오후 1시34분 북 대표단 오크우드호텔 출발

1시49분 북 대표단 오찬 회담 장소인 인천시청 인근 식당 ‘영빈관’ 도착

1시50분 김 실장, 류 장관,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과 오찬 회담 시작

3시10분 오찬 회담 종료

3시42분 아시안게임 선수촌으로 출발

3시51분 아시안게임 선수촌 남문 도착, 북 선수단 격려 방문

6시45분 정홍원 국무총리 면담(예정)

7시 폐막식 참석(예정)

10시 인천공항 출발(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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