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이 유행하면서 지자체에서 잇달아 캠핑장을 개장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 캠핑장이 저렴한 이용료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일부는 ‘혈세’를 투입해 조성한 캠핑장 운영을 위탁업체에 맡기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불법 사설 캠핑장의 안전불감증 문제 등이 대두하면서 캠핑족들은 저렴하고 믿을 수 있는 지자체 운영 캠핑장을 선호하는 추세다. 실제 많은 지자체 캠핑장은 1만∼2만원의 가격에 좋은 시설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 캠핑장은 위탁업체가 운영하면서 오히려 사설 캠핑장보다도 높은 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송도 신도시에 문을 연 ‘인천송도국제캠핑장 호빗랜드(인천경제자유구역청 운영)’의 경우 오토캠핑장 가격은 4인 기준 평일 4만∼6만원, 주말 5만∼7만원선이다. 전기료 5000원은 별도다. 해당 가격이 공개되자 캠핑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높은 가격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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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에 조성한 ‘인천송도국제캠핑장 호빗랜드’의 이용가격이 공개되자 한 커뮤니티 회원들의 불만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
경기 광명시의 ‘도덕산 캠핑장’은 시범 운영기간이 끝난 뒤 가격을 대폭 올렸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최근 가격을 재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주민 할인 혜택이 없는 곳에 대한 불만도 높다. 지역주민에게 10∼30%의 할인 혜택을 주는 곳도 있지만,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서울), 문경국민여가캠핑장(경북 문경), 토함산자연휴양림캠핑장(경북 경주) 등 할인 혜택이 전혀 없는 곳도 많았다. 여기에 온수가 나오지 않거나 개수대조차 없는 등 불법 캠핑장보다 시설이 열악한 곳도 많다.
직장인 장모(40)씨는 “캠핑장에 갔다가 불만이 있어 해당 지자체에 문의를 해봤는데 ‘운영은 위탁업체에서 해서 우리는 관여할 수 없다’고만 했다”며 “지자체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믿고 간 것인데 나 몰라라 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호빗랜드를 관리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한 관계자는 “위탁업체 입장이 있어 사용료 인하가 쉽지만은 않다”며 “위탁업체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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