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증언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김 장관에게 윤 일병 사건을 보고할 당시 윤 일병에 대한 엽기적 가혹행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국방부의 기존 설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치약을 먹이고 가래침을 핥게 하고 수액을 맞혀서 다시 때리는 등 엽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4월15일 28사단 헌병대 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김 대변인은 “김 실장은 4월8일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지금 감사 중이라 뭐라 얘기하기 그렇다. 국회에서 제기한 15쪽짜리 최초 수사보고서는 실무 차원에서 회람된 자료”라면서 자료의 존재를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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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제 참석한 윤 일병 어머니 육군 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집단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모 일병의 어머니 안모씨(왼쪽)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열린 ‘윤 일병과 또 다른 모든 윤 일병을 위한 추모제’에 참석,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안씨는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제대로 진실 규명이 되고 제2, 제3의 윤 일병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면서 흐느꼈다. 연합뉴스 |
군 검찰은 지난 4월7일 윤 일병 사망 사건을 임관한 지 일주일밖에 안된 신참 검찰관에게 맡겨 헌병의 수사를 지휘하도록 했다. 군이 처음부터 진상 파악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28사단 헌병대는 사건 당일 가해 병사들의 지속적인 집단폭행과 엽기적인 가혹행위 사실을 밝혀냈으나 군 검찰은 수사 지휘자인 신참 검찰관을 교체하지 않았다. 군에서는 통상 중요사건이 발생할 경우 하급단위 부대에서 상급부대로 수사지휘 주체를 격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관할지를 변경하는 조치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신참 검찰관이 헌병이 건넨 수사자료에만 의존해 공소장을 써 내려갔다.
이튿날 국방부 백낙종 조사본부장이 당시 김 국방장관에게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중요사건보고’를 올린 이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군 법무관 출신 한 변호사는 “사건 초기부터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난다”면서 “28사단 헌병에서 사건을 조사하되 군 검찰은 최소 군사령부 단위에서 대령급을 단장으로 하는 수사팀을 꾸리고 현장에는 소령급 검찰관을 파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합된 수사 결과 보고를 바탕으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법무·헌병·기무·감찰·인사 등 5부 합동으로 부대 진단에 들어가 재차 진상을 확인한 뒤 관련된 모든 사람을 징계하는 후속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그런 뒤 청와대와 국회, 언론 등에 내용을 설명하고 예방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고개 숙여 사죄했다면 상황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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