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링무비 ‘숲의 전설’은 태 곳 적부터 변함없이 보존되어온 핀란드의 자연림과 숲 속에 사는 야생 동식물들을 카메라에 담은 자연 다큐멘터리다.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는 유럽에서 원형이 보존된 원시림의 30%를 보유하고 있다. 국토의 68%가 삼림이고, 각종 야생 동식물들은 천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12만 마리의 사슴과 240종의 곰, 독수리·올빼미·까막딱따구리 등 400여 종의 조류가 지난 수천 년 동안 그랬듯이 지금도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살아가고 있다. 다큐는 이러한 북유럽 야생 동물들 각각의 독특한 생존 방식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숲의 전설’이 지닌 힘은 관객들이 마치 싱그러운 야생림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나온다. 현대인들의 지친 눈은 푸른 나무로 정화되고, 도시의 인위적인 생활에 건조해진 마음은 동식물들의 천연덕스러운 행동으로 위안받는다. 숲과 물, 바람과 태양, 나무와 풀, 그리고 숲의 정령과 야생 동물들이 엮어내는 드라마가 핀란드 숲의 마법 같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생명의 근원인 물,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던 곰, 폭풍과 산불 뒤에 시작되는 또 다른 삶, 그리고 영겁의 세월 동안 한자리에 머물러온 숲의 모습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일반 영화와는 반대로, 되도록 극장의 앞자리에서 관람하는 게 좋다. ‘숲의 전설’은 극장의 압도적인 스크린을 통해, 산을 찾지 못하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올여름 ‘휴양림’이 되어준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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