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출자 설립 지난 16일 충남 서산산업단지 현대파텍스 공장. 구형 싼타페의 뒷문 100개의 도장 작업이 한창이다. 도장 작업을 책임진 협력업체 한국메탈의 정충택 본부장은 “좀 전까지 기아차의 구형 포르테 차문 20개에 색을 입혔고, 싼타페 작업 이후에는 구형 쏘렌토 차문 30개를 도장한다”고 소개했다.
현대파텍스는 단종된 차량의 AS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예를 들어 단종된 티뷰론 소유자가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다 부품이 없을 경우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에 부품을 요청하는데, 현대모비스는 물류센터에도 해당 부품이 없으면 현대파텍스에 생산을 의뢰한다. 단종차 부품 생산의 마지노선이 현대파텍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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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파텍스 직원들이 현대·기아차 단종 차량의 AS부품을 만들고 있다. 현대파텍스 제공 |
한때 신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현대차 2902개, 기아차 1925개 금형이 현재 공장 안팎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여기서도 역할을 다한 금형은 쇳물로 녹여 재활용된다. 최근 신차가 나온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카니발의 구형 모델 금형도 각각 지난 2월과 4월 이 공장으로 이관됐다.
현대파텍스가 생산하는 부품은 대개 차문이나 후드, 뒷문 등 부피가 크다. 부품 전문 기업인 현대모비스가 재고로 보유하기 버거운 것들이다. 현대파텍스는 단 한 개의 부품 생산을 위해 라인을 돌리기도 한다. 공장 가동률이 현대·기아차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이유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AS부품 생산 구조가 현대파텍스로 단일화하면서 중복 투자가 사라지고 물류비 등이 줄었다. 현대파텍스 설립 전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금형으로 차체를 찍고, 조립과 도장 및 포장을 외부의 2∼3개 협력업체가 진행하던 작업이 현대파텍스로 일원화된 것이다. 조 부장은 “현대·기아차가 신차 개발과 양산차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고령차 운전자가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산=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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