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사유땐 생략 가능’ 단서, 실효성 담보 가능할지 의문 국회 각 위원회가 제안하는 법안에는 비용추계서가 거의 첨부되지 않는다. 위원회 법안이 다음연도 예산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법안은 26건에 불과하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회는 1973년 국회법을 전부 개정해 법안에 비용추계서의 전신인 ‘예산명세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예산명세서가 첨부되기 시작한 것은 13대 국회인 1988년부터다. 그나마도 13대 20건, 14대 12건, 15대 13건, 16대 76건 등 13∼16대에 모두 121건이 첨부되는 데 그쳤다. 그러다가 2004년 국회예산정책처가 비용 추계 업무를 시작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05년 비용 추계 제도가 도입됐다. 이때부터 의원·위원회·정부가 낸 법안이 예산 또는 기금상 조치를 필요로 할 경우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는 작업이 활성화했다.
문제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국회 위원회가 제안한 법안에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사례는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국회 위원회의 비용추계서 첨부는 희박했다.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국회 위원회 제안 법안은 2005년 3건, 2006년 5건, 2007년 6건, 2008년 3건, 2009년 9건으로 26건에 불과했다.
◆국회 위원회 법안 다수 예산 반영
2012년 국회에서 의결된 위원회 제안의 재정 수반 법률 56건 모두에는 비용 추계 자료가 첨부되지 않았다. 2012년에 국회를 통과한 재정 수반 법률 98건 중에서 2013년도 예산에 반영된 법률은 모두 9건으로, 추가된 예산규모는 103억3900만원이었다. 이 중 국회 위원회가 제안한 법률이 6건(66.7%)이나 되는 데다 예산규모도 30억6400만원(29.6%)이었다.
2011년에는 국회에서 의결된 위원회 제안 327건의 재정 수반 법률 모두에도 비용 추계 자료가 첨부되지 않았다. 국회 통과 재정 수반 424건 법률 중 2012년 예산에 반영된 법률은 70건으로 6조3424억원이다. 이 중 위원회 제안 법률이 46건(65.7%)이고 예산 규모는 5조7698억8000만원(91.0%)이나 됐다.
국회법이 개정돼 내년 3월19일부터 국회 위원회가 제안한 재정 수반 법안의 경우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서 제출이 의무화했다. 하지만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 위원회 의결로 생략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법안 비용 추계 제도의 취지인 재정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예산안에 반영되는 비중이 큰 국회 위원회 제안 법안에 반드시 비용 추계자료가 첨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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