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가 아르헨티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했다. 4강 너머에 시선을 두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고민도 깊어졌다.
아르헨티나는 6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이스타지우 나시오날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전반 8분 터진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전반전은 아르헨티나의 흐름이었다. 예상 밖으로 이른 시간 터진 선제골도 한 몫 했지만 메시의 움직임이 좋았다.
4-4-2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투톱 자리에 선 메시였지만 자리에 구애받지 않았다. 중앙선 아래에 내려셨다가 공을 뿌려주면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넓은 시야를 활용한 패스 능력과 상대 수비벽을 뚫어내는 드리블 돌파가 좋았다.
벨기에 수비수 2~3명이 달라붙었지만 드리블 돌파로 뚫어내거나 파울을 얻어냈고, 견제가 심할 때는 정확한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8분 터진 이과인의 선제골도 메시의 발에서 출발했다. 메시가 드리블하면서 수비수 2명을 이끌어냈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에게 패스를 내줬다. 디마리아의 발끝에서 굴절된 공이 이과인을 향했는데, 이를 논스톱 발리 슛으로 연결해 골이 됐다.
이란, 스위스 등 앞서 아르헨티나가 상대했던 다른 팀과 달리 벨기에는 수비적으로 깊게 내려서지 않아 메시에게 기회가 왔던 요인도 있다.
하지만 메시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디마리아와 이과인 등 동료 공격수들이 상대적으로 힘을 낸 탓이 크다.
전반 33분 디마리아가 갑작스런 다리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자 아르헨티나의 공격 루트는 줄어들었고 메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이과인이 간헐적으로 벨기에의 문전을 두드렸지만 디마리아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후반 들어서는 메시의 움직임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공격 진영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수비 전술과 벨기에의 파상 공세가 맞물리면서 메시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후반 막판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지만 선방에 막혔다.
아르헨티나는 앞쪽에서 공격을 풀지 못하자 후반전에 위기를 맞았다. 만회골을 위해 파상공세를 퍼붓는 벨기에에 혼쭐이 났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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