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과 내기의 자극적인 조합, 캐릭터들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영화 ‘신의 한 수’(감독 조범구)가 그것으로, 오는 7월2일 전야 개봉한다.
이 영화는 프로바둑기사였던 주인공 태석(정우성 분)이 내기바둑판에 뛰어들었다 살수(이범수 분)가 이끄는 팀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고, 전국의 ‘꾼’들을 하나 둘 모아 복수를 계획하는 내용을 그린다.
영화에서는 낯선 바둑을 소재로 했지만, 바둑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패착’ ‘착수’ ‘포석’ ‘행마’ ‘단수’ ‘회도리치기’ ‘곤마’ ‘사활’ ‘계가’ 등 바둑용어들을 이용, 챕터를 나누어 전개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정적인 바둑과 동적인 액션이 어떻게 어우러지느냐는 태석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잘 따라가다 보면 알 수 있다. 형을 잃기 전 태석과 감옥에서 출소하고 나온 태석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극 초반부터 흠뻑 빠져들게 된다. 이런 느낌 어디서 받았나 했더니 재미있는 웹툰을 읽을 때와 비슷하다.
그런데 ‘신의 한 수’는 원작소설도, 웹툰도 없는 순수 시나리오란다. 영화를 바탕으로 한 웹툰의 제작 가능성도 제기됐다. 웹툰 원작이 아닌데도 웹툰을 읽는 듯 쉽고 간결하며 때로는 파격적인 전개로 관객들의 흥미를 돋운다.
얼뜨기 프로바둑기사에서 탄탄한 근육질의 액션가이로 180도 변신한 정우성은 어떤 분장을 하더라도 ‘잘생김’은 지워버릴 수 없다는 걸 증명했고, 전신 타투(문신)를 한 나체까지 공개한 이범수의 카리스마 악역 연기는 두말 할 나위 없이 빛났다.
‘지저스’ 주님 역을 맡아 맹기에 도전하는 안성기를 비롯해 꼼수의 달인 ‘꽁수’ 역의 김인권, 바둑판의 꽃 배꼽 역을 잘 소화한 이시영, 정우성 ‘딱밤’의 희생자 정해균, 재미있는 왕사범 이도경, 잘생긴 외모에 사악함까지 갖춘 선수 역의 최진혁, 천재 바둑소녀 량량을 연기한 안시현, 그리고 ‘외팔이 맥가이버’ 허목수로 분한 안길강 등은 결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캐릭터 연기로 118분 러닝타임을 지루할 틈 없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목의 ‘신의 한 수’라 할 만한 결정적 한 수가 있었는지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 그러나 감독은 영화 말미에 속편에 대한 언질을 남겨놓아 이런 아쉬움을 상쇄시켰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복수를 강행하는 태석의 마지막 액션은 마치 흑돌과 백돌의 바둑판 위 판타지를 보는 듯 진한 여운을 남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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