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군 당국은 임 병장이 소초와 생활관에서 동료들에 소총 발사시 조준 사격인 '지향성 사격'을 한 것으로 판단, 사실상 계획 범죄 가능성에 초첨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임 병장은 지난 21일 오후 8시 15분 GOP내 후방 보급로 삼거리 지역에서 최초 사건 발생 직전, 함께 모여있던 전우들에 "뭐를 두고 왔으니 가지러 갔다 오겠다"며 상당한 간격을 벌린 후 수류탄을 투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삼거리에는 임 병장을 포함 총 8명이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대기중이었다.
이어 임 병장은 도망가는 장병들에 1차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장병 3명이 사망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를 인지한 당직대의 상황병의 보고를 받은 소초장이 적의 포탄 낙하 상황으로 판단, GOP 근무 수칙에 따라 소초 장병들에게 대피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생활관(내무반) 내부에 있던 장병들은 대피호로 이동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에 임 병장은 생활관 창문 등에서 2차 총격을 가했다. 이는 당시 상황에서 침착하고도 주도면밀하게 대응했음을 시사한다.
군 소식통은 창문을 통해 임 병장이 사격한 것은 현재까지 1발 정도만 확인되고 있으며, 창문을 통해 몇 발을 사격했는지 여부, 창문 사격 후 생활관 내부로 진입해 추가 사격을 했는지 여부 등은 현재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부대 내 및 근무 후 복귀 중이던 다른 병사들이 사고 당시 임 병장에 대한 대응사격 및 제압조치를 진행하지 못한 것도 임 병장이 이같이 사전에 준비한 계획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 병장은 동료들에 총격은 가한 직후 곧바로 인근 야산 방향으로 도주했으며 이후 북상해 43시간 가량 군 병령의 추격을 받다 23일 오후 2시 55분 자살 시도 끝에 끝내 검거됐다. 임 병장은 강릉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으로 현재 의식도 있는 상태다.
한편 임 병장은 자살 시도 직전, 군 추적팀에 종이와 펜을 부탁해 메모(유서)를 남겼다.
군 당국은 해당 메모에 "자기 가족, 유가족에 대한 반성과 자신의 심경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구절이 있었으나 범행 동기를 추정할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임 병장의 메모에는 자신을 개구리에 빗대면서 "그들도 잘못이 있다.(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누구라도 나 같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부대 내 따돌림'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도 "메모 내용과 정황 등을 볼 때 내부 부조리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 병장이 사고 직전 자신과 같은 계급의 병장 1명과 한 조로 주간 경계근무를 섰던 것을 들어 그가 이른바 '기수열외'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하로 계급을 나눠 한 조를 편성해 근무를 서는 것이 통상적인 군 체계상 임 병장이 사실상 병장 이하의 대접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앞서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 GOP 부대가 유독 인력이 다양한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았다"며 "균형이 맞지 않아 가끔 같은 계급끼리 근무하기도 한다"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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