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이 23일(한국시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사막의 여우’알제리에게 2-4로 참패하면서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같은 조의 벨기에는 2연승을 달리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태극전사들은 H조 톱시드를 받은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신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애처로운 처지가 됐다. 대표팀이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조직력이 약한 알제리에게 참패한 것은 충격적인 결과다.
알제리를 반드시 꺾어 16강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각오를 밝혔지만 오히려 알제리에게 32년 만의 월드컵 승리 제물이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제리전 참패의 원인으로 지난 18일 러시아전에 들고 나왔던‘선수비 후역습’을 그대로 되풀이한데다 두 차례 평가전과 러시아전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애제자’박주영과 윤석영을 계속 중용하고 수비 조직력이 붕괴된 점 등을 들었다. 이로 인해 사상 첫 원정 8강은 고사하고 조별리그 통과마저 불투명하게 됐다.
이날 현재 1무1패(승점1·골득실 -2)를 기록, H조 최하위로 추락한 한국은 27일 오전 5시 벨기에와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다 해도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없다. 같은 시각에 열리는 알제리(승점 3)-러시아(승점 1)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이유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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