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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민유방본(民惟邦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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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6-09 22:42:49 수정 : 2014-06-09 22: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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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방본 본고방녕(民惟邦本 本固邦寧)’-.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게 된다는 뜻이다. ‘서경(書經)’에 있는 말이다. 백성이 국가의 뿌리임을 밝히는 민본(民本)사상이다. 그 핵심 덕목은 위민(爲民), 곧 백성을 위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 개국의 설계자이자 조선의 최고법전인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을 편찬한 정도전이 추구했던 사상이기도 하다. 그는 백성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낙생(樂生)에 있다 했다. 즉 백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북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도자를 부모처럼 따르고 나라를 뒤엎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녹아 있다.

‘순자’가 말한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는 경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민본의 중요성은 ‘조선의 천재’ 매월당 김시습의 산문 ‘애민의(愛民義)’에도 잘 나타나 있다. 매월당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생의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이 적었다. “대체로 보아서 군주는 백성들이 추대하고 그것으로 살아간다. 비록 임금에게 의지한다 하더라도 임금이 왕위에 올라 부리는 것은 진실로 오직 서민들이다. 민심이 돌아와 붙으면 만세 동안 군주가 될 수 있으나, 민심이 떠나서 흩어지면 하루가 못 가 필부가 된다(大抵民之推戴而以生者 雖賴於君 而君之?御以使者 實惟民庶 民心歸附則可以萬世而爲君主 民心離散則不待一夕而爲匹夫).”

‘목민심서’에도 “백성과 고을수령은 평등하며 수령이 그 자리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봉공(奉公)과 애민(愛民)을 잘해야 한다”고 민본주권론을 펴고 있다. 다산이 무능하고 부패한 군주나 목민관을 백성들이 바꿀 수 있다는 역성혁명적인 사상을 피력한 배경이다. 오늘은 ‘6월 민주항쟁기념일’이다. 1980년 이래 군사정권을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이다. ‘6·29선언’이라는 여야 합의에 의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민권 회복’의 시발점이 됐다. 백성은 국가의 뿌리라는 민본! 오늘에도 그 가치는 크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民惟邦本 :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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