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진압에 정당성 부여 역효과 우려

알아사드 대통령이 70% 이상 득표로 인지도가 낮은 나머지 두 후보를 가볍게 제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한다. 알아사드는 30년간 장기 집권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가 2000년 사망하면서 대통령에 올랐다. 당선이 확정될 경우 3연임에 성공, 앞으로 7년간 더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
알아사드의 당선이 거의 확실함에도 이번 선거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 국면의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아사드의 지지자들은 그의 당선이 정부에 힘을 실어 내전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알아사드의 재집권이 반정부군 무력 진압에 정당성을 부여해 전쟁이 더욱 잔인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전 시리아 유엔·아랍연맹 특사는 알아사드의 연임이 전쟁을 더욱 악화시키고 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선은 투표권과 참여율 등 측면에서 정당성 논란도 일고 있다. 시리아는 지난 3년간 인구 2500만명 중 16만명이 사망했다. 투표는 시리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곳에서만 진행된다. 시리아 정부는 현재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국토의 40%가량만을 통제하고 있다. 재외국민투표의 경우 법적으로 유효한 여권 소지자만 대상으로 했으며 난민이 60만명이 넘는 터키와 유럽 등에서는 재외국민투표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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