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힘 있는 후보론 VS 감자의 친화력… 원주 표심에 승부

관련이슈 6·4 지방선거

입력 : 2014-05-29 19:56:46 수정 : 2014-05-30 00:05:2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열전지대 민심 르포] ③강원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최흥집,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28, 29일 현지에서 파악한 민심은 오히려 차분했다. 후보자 얼굴이 새겨진 각종 현수막과 삼삼오오 돌아다니는 선거운동원을 제외하면 선거가 임박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였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강원도의 인구 154만 중 유권자는 81.3%인 125만명가량이다. 경기도 등 다른 광역단체장 선거에 비해 땅은 넓고 유권자 수는 적은 편이다. 원주(26만명), 춘천(22만명), 강릉(18만명)시 등 이른바 ‘빅3’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만 전체 52%에 달한다. 도내 10만여명으로 알려진 강릉 최씨 문중은 같은 성씨의 두 후보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서와 영동의 정치적 온도차는 크게 갈렸다. 강릉(영동)에서 태어나 강릉고와 관동대를 나온 최흥집 후보와 춘천(영서) 출신으로 춘천고와 강원대를 졸업한 최문순 후보의 2파전으로 지역대결 구도는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 이 때문에 원주는 최대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떠올랐다. 양측 캠프 관계자들은 “강원의 신도시라 할 수 있는 원주는 토박이보다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아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엔 힘 있는 여당이”

강릉은 여당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곳 국회의원 9명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어서 힘을 보태 여당 후보를 선출해야 지역 발전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만난 이용수(80)씨는 “여기는 물어보나 마나 대답은 뻔할 것”이라며 “속초를 가도 최흥집 후보 지지자가 더 많다”고 전했다. 상인 박모(54·여)씨도 “이번엔 최흥집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며 “장사가 안 돼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돼야 우리 같은 상인들이 숨이라도 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원주 명륜동에 거주하는 이주영(47)씨는 “최문순 후보가 (지사시절)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한 번은 됐을지 몰라도 재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춘천 중앙시장 상인 김모(72)씨는 “춘천은 최문순 후보 지지자가 많다지만 노인들의 생각은 다른 편이라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최흥집 강원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동해 묵호항을 방문해 어민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최흥집 후보 캠프 제공
◆“그래도 한 번 더 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가 28일 춘천 중앙시장에서 상인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최문순 후보 캠프 제공
◆‘힘’과 ‘감자’의 대결…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초박빙이다. 현역 프리미엄으로 앞서갔던 최문순 후보를 경선 효과를 탄 최흥집 후보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최문순 후보는 대선과 총선의 잇단 패배로 당 지역조직 기반이 무너진 만큼 자신의 장점인 친화력으로 민심을 훑고 있다. 스스로를 ‘진짜 감자 문순C’라고 부르며 높은 인지도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반면 도내 국회의원 9인의 지원을 받고 있는 최흥집 후보는 ‘힘 있는 후보론’으로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침체된 경제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소통하는 힘 있는 도지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설파하고 있다.

두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20%대의 부동층 향배가 당락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병선(55)씨는 “터무니없는 공약을 낸 사람은 안 뽑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고 면에서 중립지대인 원주는 두 후보 모두 공략 대상이다. 후보 등록 첫날 두 후보 모두 앞다퉈 원주로 달려간 것도 이 때문이다.

강릉·원주·춘천=김달중 기자 dal@segye.com

최문순 후보 지지자들은 정권 심판론, 인물 경쟁력을 내세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싸늘한 분위기도 꼽았다. 아이를 안고 원주 전통시장에 나온 주부 이모(39)씨는 “어른들은 최흥집 후보를 찍겠다고 하는데 나와 같은 엄마들은 최문순 후보를 더 지지한다”며 “세월호 사고 이야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일 아니냐”고 했다. 43년 원주 토박이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3)씨는 “최문순 후보는 서민적인 분위기가 강해 좋아한다”고 말했다.

춘천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상재(53)씨는 “최문순 후보는 상인들이 건네주는 막걸리도 마다 않고 잘 마신다”며 “주변 사람들도 이만하면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얘길 많이 한다”고 전했다. 강릉의 한 대학캠퍼스에서 친구와 대화 중이던 이모(24·여)씨는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최문순”이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최문순 지지하는 친구들이 많다. 여당은 찍지 말자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윤아 '청순 미모'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