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충격에 산업전반 흔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경제의 내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4.9%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 미국(103.4%), 영국(102.3%), 일본(102.0%) 등은 대체로 100%를 넘는다. 반면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53.9%로 미국 13.5%, 일본 14.7%, 영국 31.4%를 압도한다. GDP는 내수(정부지출민간소비투자)와 순수출(수출-수입)을 더해 구한다.
가계소비를 봐도 내수 위축세가 뚜렷하다. 2005∼2007년 연평균 4.7%였던 가계소비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소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2010년 4.4%로 회복되는가 싶더니 2011년 2.7%, 2012년 1.2%, 2013년 1.4%로 움츠러드는 흐름이다. 경제성장률이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3%인 것과 비교하면 가계소비 증가가 경제성장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된 것이다.
지나친 ‘수출 편중·내수 소외’의 불균형은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간 산업 양극화, 양 진영 근로자의 소득 양극화를 양산하는 중대 원인으로 지목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경제의 수출·내수 불균형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이는 외부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의 상실과 산업·소득 양극화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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