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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가속…'외풍' 완충장치 사라진 한국

입력 : 2014-05-25 20:25:09 수정 : 2014-05-25 23: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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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가속… 수출의존 심화
나라 밖 충격에 산업전반 흔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튼튼하다. 나라 안팎의 평이 대체로 그렇다. 그런데도 한국경제는 ‘외풍’에 약하다. 나라 밖 충격에 심하게 흔들린다. 수출에 치우친 불균형 성장이 고착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수출에 치여 내수가 소외되는 흐름이 오랜 기간 지속된 결과다. 내수가 취약하다 보니 외부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가 사라진 것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경제의 내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4.9%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 미국(103.4%), 영국(102.3%), 일본(102.0%) 등은 대체로 100%를 넘는다. 반면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53.9%로 미국 13.5%, 일본 14.7%, 영국 31.4%를 압도한다. GDP는 내수(정부지출민간소비투자)와 순수출(수출-수입)을 더해 구한다.

가계소비를 봐도 내수 위축세가 뚜렷하다. 2005∼2007년 연평균 4.7%였던 가계소비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소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2010년 4.4%로 회복되는가 싶더니 2011년 2.7%, 2012년 1.2%, 2013년 1.4%로 움츠러드는 흐름이다. 경제성장률이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3%인 것과 비교하면 가계소비 증가가 경제성장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된 것이다.

지나친 ‘수출 편중·내수 소외’의 불균형은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간 산업 양극화, 양 진영 근로자의 소득 양극화를 양산하는 중대 원인으로 지목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경제의 수출·내수 불균형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이는 외부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의 상실과 산업·소득 양극화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추세적 환율하락(원화 강세)이 이어지는 요즘이 오히려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 하락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엔 악재일 수 있지만 수입 물가를 떨어뜨리고 원화 구매력을 높여 내수 회복엔 도움을 준다. 안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환율하락이 내수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도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환율하락은 내수 회복을 방해하는 걸림돌 하나가 제거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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