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련사의 비리 파악을 위해 수협중앙회와 신한캐피탈에 대한 특별 검사에 나섰다.
한편 기업은행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16일 유병언 전 회장의 핵심 관련사인 천해지에 3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련사에 대출해준 수협 조합들에 대한 점검을 위해 지난 9일 수협중앙회에 대한 특검에 돌입했다.
유 전 회장 일가의 관련사는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청해진해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21세기,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 등 20여개가 넘는다.
수협중앙회는 2012년 유병언 전 회장 일가가 실소유주인 티알지개발전문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65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줬다. PF대출은 사업자의 신용이나 물적 담보가 아닌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9일 유병언 전 회장 일가와 관련사에 억대 규모의 대출해준 신한캐피탈에 대해서도 특검에 나섰다.
관계자는 "유병언 전 회장 일가와 관련된 대출은 모두 들여다보기로 했기 때문이다"며 금감원의 수협중앙회와 신한캐피탈 특검을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산업은행 등 은행들에 대해 특별 검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담보를 충분히 잡아 외형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대출이 원래 목적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을 일부 발견했다.
종교 관련 신협을 중심으로 10여곳의 특별 검사에서도 일부 대출에서 문제점을 적발했다. 이들 신협의 대출 규모는 200억원이 넘는다.
현재 특검을 받고 있는 기업은행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당일 유 전 회장의 관련사인 천해지에 30억원을 대출을 해줬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 대출 승인이 난 것을 원칙에 따라 집행한 결과로 보인다.
조선업체인 천해지는 세월호를 운영한 청해진해운의 최대 주주다.
천해지는 지난해 업무상 연관성이 없는 프랑스 현지법인인 '아해 프레스 프랑스'와 18억7382만원 규모의 매입거래를 한 사실과 19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업은행측은 "천해지의 대출금이 곧바로 협력회사 원자재 구매 등을 위한 결제 대금으로 들어가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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