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들을 바다에 버리고 홀로 도망쳐 대형참사를 야기한 ‘세월호’ 이준석 선장(69)이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8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의 ‘이준석 선장 승무 경력증명서’에 따르면 이 선장은 2007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6322톤급) 1등 항해사와 선장으로 번갈아 근무했다.
이 선장은 2011년 4월6일 오후 7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오하마나호의 1등 항해사로 있었다. 그런데 이날 오하마나호는 운항 30분 만에 기관실 전기공급시스템이 고장을 일으켜 제자리에 멈췄다. 배는 3시간이 지난 오후 10시30분쯤 수리를 마치고 자정을 넘겨 인천항에 돌아왔지만, 사고 발생 직후부터 회항까지 5시간여 동안 승객 640여명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당시 배에는 수학여행을 떠났던 인천의 한 고등학교 재학생 430명도 타고 있었다.
이 선장은 그때도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등 항해사는 선장 다음의 위치로서 선내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지만 대기하라고만 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사고 후에도 제재를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1등 항해사에서 선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오하마나호에 탑승했던 A(20)씨는 이 같은 소식을 듣고는 3년 전 상황을 떠올리고 불안에 몸을 떨었다. A씨는 “그때는 그저 추억이라고만 생각했다”며 “세월호 선장이 그때 배에 있었다는 말을 듣고는 무척 화가 났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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