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음악과 삶을 시각적으로 그려낸 ‘멀티플리시티’가 관객과 만난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은 25∼27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멀티플리시티’를 무대에 올린다. ‘멀티플리시티’는 1999년 바흐 서거 250주년을 맞아 독일 바이마르시가 스페인 안무가인 두아토에게 의뢰해 탄생했다. 두아토는 이 작품으로 2000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을 거머쥐었다.
작품은 120분 길이로 1막 ‘멀티플리시티’, 2막 ‘침묵과 공허함의 형상’으로 이뤄졌다. UBC 무용수 지도를 위해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두아토는 21일 언론과 만나 “1막은 가족, 일 등 바흐의 사회적 삶, 2막은 바흐가 시력을 잃고 부인, 10명의 자녀와 사별했을 때의 어려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막은 유머와 재치있는 장면이 많다. 2막은 창작의 고뇌나 죽음과의 조우를 다뤄 음악이 무겁다.
나초 두아토 |
UBC는 국내에서는 처음,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이 작품을 추는 발레단이다. 두아토는 작품 사용을 허락한 데 대해 “UBC는 이미 제 작품 두 개를 해봤기에 ‘멀티플리시티’를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와서 보니 UBC 무용수들이 움직임이 좋고, 집중력이 높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리허설 중 두아토는 무용수의 손 방향, 다리 각도까지 세세히 바로잡으며 동작을 점검했다.
나초 두아토의 ‘멀티플리시티’는 무용수들이 음표와 음악, 악기가 돼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삶과 음악을 표현했다. 페르난도 마르코스 제공 |
UBC 문훈숙 단장은 ‘멀티플리시티’를 고른 데 대해 “2004년 처음 봤을 때부터 우리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이 작품을 해야 한다 생각했을 정도로 매료됐다”고 밝혔다. 문 단장은 “두아토의 안무를 보면 천재적이고 뛰어난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며 “이 작품을 보고 나면 바흐 음악을 이전과 똑같이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번 공연에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문 단장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3만∼10만원. (070)7124-1737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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