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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드라마'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불쾌vs공감'

입력 : 2014-04-10 10:49:14 수정 : 2014-04-10 15: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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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단골 소재인 ‘불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드라마가 그려내는 불륜 소재가 불륜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반감 정서와 충돌을 빚어내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최근 김희애-유아인의 19살 차 격정멜로를 그린 JTBC 드라마 ‘밀회’가 화제리에 방송 중이다. ‘밀회’의 화제성은 두 사람의 나이차뿐 아니라 잘 나가는 유부녀와 스무 살 청년이 피아노를 통해 교감하고 사랑을 나눈다는 역할 설정에도 기인한다. 

이들의 사랑은 분명 ‘불륜’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륜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편중된 사회적 인식과 달리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여느 ‘불륜’ 소재를 다룬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시청자의 호평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성과 남성 시청자의 시선 차가 엇갈린다는 점이 흥미롭다. 

현실로 옮아왔다면 여지없이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았겠지만 이를 통해 ‘불륜’에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반응도 상당하다. 그 수단이 음악이라면 숭고한 사랑이고, ‘불륜’으로 일방적으로 매도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어린 제자에게 아내를 빼앗긴 남편의 입장에 선 남성 시청자들은 불편하다. 천재 제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상황이 분노를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밀회’ 속 김희애와 유아인의 아슬아슬한 사랑은 쫄깃한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다. 몰아치듯 서로에게 빠져들고 있는 두 사람의 사랑이 숨막히게 펼쳐져 극의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파국을 맞는 과정은 재벌 부유층과 음악계 내부의 부조리와 결부되며 불륜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여느 드라마와는 다른 구도로 흘러갈 예정이다.

이들의 사랑은 결국 상류층에 이용당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비릿한 치부를 들추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밀회’의 불륜 소재는 말초적 자극에 머물지 않고, 상류층의 이면을 꼬집는 소재로 쓰인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온다.

‘불륜’에 대한 반감을 뒤집는, 실험적 시도는 요즘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따뜻한 말한마디(따말)’와 ‘세번 결혼하는 여자(세결여)’에서도 불륜 소재가 등장했다. ‘따말’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수단으로 불륜이 그려졌다면 ‘세결여’는 여주인공의 두 번째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불륜녀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돼 상반된 반응을 이끌었다. 두 작품 모두 불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돋보였지만 공감을 이끌어 데는 차이를 보였다.     

배우자의 불륜 설정은 갈등을 고조시키고, 극적 흥미를 이끌어내는 기폭제로 자주 쓰이고 있다. 하지만  극중 불륜이 지나치게 부각되면 ‘막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두 드라마의 사례는 이를 어떠한 의미를 담아 변용시키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느냐, 이질감을 부추기느냐 반응이 엇갈리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일상에서도 가족해체의 원인으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불륜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가운데 이들 불륜 소재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청자 사이에서도 아직은 ‘불륜 미화’ 혹은 ‘불륜 조장’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불륜 소재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제3자의 시선으로 부부갈등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드라마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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