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흐름 놓고 후보 지지율 살펴봐야”

윤희웅(사진)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어떻게 묻느냐, 누가 묻느냐, 언제 묻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센터장은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치적 선택을 할 때 우선 조사 시점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어느 한 시점의 조사 결과만 가지고 볼 게 아니라 시간적 흐름을 놓고 후보의 지지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조사 방식도 놓쳐선 안된다. 그는 “ARS, 전화조사 등 방식에 따라서도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ARS 조사를 하면 젊은 세대 유권자들이 과소 표집되고, 재택 비율이 높고 정치·선거에 관심도가 높은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많이 표집된다”고 말했다.
조사를 의뢰한 주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윤 센터장은 “어떤 언론에서 의뢰한 것인지, 후보 측에서 의뢰했는지, 특정 정당에서 의뢰했는지가 결과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보나 정당에서 의뢰한 조사 결과는 왜곡되기 쉽다.
질문 내용이나 순서도 미묘한 차이를 부른다. 선거 이슈가 포함된 여론조사일 경우 특히 유의해야 한다. 윤 센터장은 “문맥 효과라고도 하는데, 무상버스라고 표현하는 것과 버스공영제라고 표현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좋게 들리냐”고 물었다. 당연히 후자다.
결과를 놓고 2차 해석을 하는 여론조사 보도의 경우 표집 규모와 오차범위 등에 왜곡이 없는지 주의해야 한다. 윤 센터장은 특히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라고 표현하면, 후보의 지지율이 그 안에서는 통계적 유의미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언론보도에서 단정적으로 어느 후보가 우세하다, 앞서고 있다고 하는 것에 속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차범위가 ±3.1%포인트라고 해 놓고 2% 격차인데 누가 앞선다고 표현하는 것은 교통사고가 나서 운전자가 사망했다, 그러나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여론조사 심의 사이트를 따로 마련해놓고 있다. 윤 센터장은 “보도되는 선거여론조사는 선관위 홈페이지에 등록된다. 등록된 조사 개요와 사용된 설문을 꼼꼼히 살펴야 여론조사 보도의 덫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