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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산사태 천재에 인재 겹쳐”

입력 : 2014-03-14 00:53:58 수정 : 2014-03-14 00: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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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사고 발생 32개월 만에 최종 보고서 2011년 7월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초동 우면산 산사태가 사실상 ‘인재(人災)’였다는 최종 조사보고서가 공개됐다. 서울시가 우면산 산사태 발생 32개월 만에 사고 원인을 분석해 최종 보고서를 냈지만, 유족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13일 발표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의 최종보고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산사태 발생 시간과 강우빈도를 지점별로 정리한 내용을 담았다. ‘천재’ 요소가 컸다는 1차 조사의 시각을 뒤엎지 못한 상태에서 ‘인재’라는 단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폭우와 지질상태·대비 부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우면산 산사태가 났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토목학회의 1차 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담은 2차 조사를 어느 정도 반영한 셈이다.

원종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우면산 산사태 2차 원인조사 결과 발표’ 회견에서 우면산 산사태가 오전 7시40분부터 150개소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했으며 강우빈도는 지역별로 5년에서 107년 빈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주요 산사태 발생 지역 중 한 곳인 양재자동차학원 부근의 경우, 5년에 한 번 올 비가 내렸음에도 오전 7시50분부터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차 조사 결과와 달리 약한 비에 쉽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산사태 발생 시점을 9시로 잡고 측정했던 1차 조사와 달리 119 접수시간, 목격자 진술 등을 고려해 산사태 발생 시점이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2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가 4개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산사태 발생 지역 69만㎡ 전역을 조사했다.

공군부대 등 인공시설물에 대해서도 원 연구위원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2차 조사의 경우 현장이 복구된 뒤라 정량적 파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2차 조사에 참여한 대한토목학회가 ‘공군부대, 서초터널 발파, 등산로 등 인공시설물은 영향이 미미하거나 정량화할 수 없다’고 조사결과를 제출했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공군부대 내 배수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 등 조사내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서울시는 조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 만큼 최종 발표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장 유지가 불가능한 점 등 조사결과에 한계가 있어 섣불리 ‘인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인재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소송 과정에서 조사보고서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1차 조사의 대한토목학회 보고서가 9시로 적시한 산사태발생 시점 등이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서울시와의 갈등은 잠재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학회 보고서와 전문가 의견, 논의 과정을 보여드리는 것”이라는 입장이나 유가족 임방춘(67)씨는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이번 종합결과는 (인재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의견을 나열한 ‘짜깁기’일 뿐”이라고 항의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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