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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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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05 21:59:00 수정 : 2014-03-05 2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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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먹지 않고는 생존이 어렵다. 요즘은 자연과학과 공학의 발달로 기술집약적인 공산품이 대량 생산돼 인간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에 농사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식량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기본요소인 것을! 그래서 오래전 한나라 문제 때 조서에 “농사는 하늘 아래 가장 근본적인 일이고, 백성은 이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는 바이다(農者天下之大本也 民所恃以生也)”라고 했던 것이다.

옛날 사농공상을 따지던 시절에도 농민은 선비들 다음으로 쳐 주었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농민은 식량을 생산한다는 데 큰 긍지를 갖고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농사는 쉬운 게 아니다. 입쌀을 뜻하는 ‘미(米)’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로 벼 낟알 하나 얻는 데 여든여덟 번 손길이 간다는 뜻이다. 물론 이 같은 정성에다 좋은 품종, 농업기술 등이 어우러져야 쌀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축산 분야 남북 협력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여하튼 우리 측은 온실·농축산 자재 지원을 시작으로 공동영농 시범사업, 시범 조림 사업 등을 벌일 예정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우리의 진심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북측은 식량 상황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순수한 마음으로 적극 호응해 주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길 기대한다.

‘논어’에 “남이 나를 속일까 미리 짐작하지 않고, 남이 믿지 않을까 먼저 억측하지 않는다(不逆詐 不億不信)”고 한 바의 뜻을 되새기길 바란다. 모든 사물, 사안에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고 대해야만 새롭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식량이나 비료 등 현물지원이 아닌 공동영농 시범사업, 시범 조림 등 기술지원 위주의 남북 협력사업은 효과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생산성을 높여 자급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처럼 농업을 매개로 남북이 하나 되길 소망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農者天下之大本:‘농사는 하늘 아래 가장 근본적인 일’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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