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고령화로 사망자 속출… 수시 상봉 대책 시급하다

입력 : 2014-02-21 20:40:11 수정 : 2014-02-21 20:40:1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시간 앞에 무력한 이산산봉 ‘딸과의 상봉을 닷새 앞두고 숨진 모친, 딸을 못 알아보는 치매 노모, 구급차 상봉, 청력을 잃어 대화가 불가능한 부부….’

3년4개월 만에 성사된 금강산 이산상봉 기간에는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안타까운 사연들이 쏟아졌다. 세월 앞에서 속절없이 스러져가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9264명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만 3841명이 사망하는 등 전체 상봉 신청자의 44.7%에 이르는 5만7784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7만1480명이다. 해마다 평균 4000명 정도의 이산가족이 북녘의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 한을 품고 숨을 거둔다. 생존 이산가족들의 80세 이상이 52.8%에 달한다. 이번 상봉만 놓고 봐도 당초 남북이 100명씩을 상봉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남한의 최종 대상자는 82명에 그쳤다. 상봉을 며칠 앞두고 사망했거나 건강 악화로 포기한 이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구급차 상봉’을 한 김섬경(91)씨 아들 진황씨는 “지난 추석 때만 하더라도 건강하셨는데 상봉이 무산된 상심 때문에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균 기대수명인 80세 이상 이산가족은 전원 상봉을 전제로 단기간 내 대규모 특별상봉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0∼60대는 매월 정기 상봉을 추진하자고 했다. 이와 함께 개별 이산가족은 가정 대소사(혼인·사망·생일 등)를 비롯해 남북한의 국가명절을 전후해 수시로 상봉하도록 하자는 방안도 내놓았다.

기약없는 작별인사 구급차에 실린 채 금강산으로 갔던 김섬경(91)씨가 21일 오후 금강산 외금강호텔 앞에서 북쪽의 아들 진천(66)씨로부터 작별인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이날 당초 일정보다 하루 일찍 남한으로 돌아왔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시적으로 운영해 생사 확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대면 상봉 이외에도 화상상봉과 서신교환을 상시화하는 등 다양한 상봉 방식도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산가족 상봉의 확대를 위해 북한에게 꼭 경제적 보상을 해야 하느냐고 지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상봉 확대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금강산=공동취재단 spice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김태희 ‘눈부신 미모’
  • 임윤아 '반가운 손인사'
  • 손예진 '우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