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전3권·노벨 재단 엮음, 이광렬·이승철 옮김, 바다출판사, 각 2만5000원)=매년 12월 20일이면 노벨상 수상자와 그들의 업적이 발표된다. 이 책은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3년에 이르는 과학분야(물리·화학·생리의학) 노벨상 수상 연설을 한 데 모았다. 방사선 발견으로 첫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빌헬름 뢴트겐부터 힉스까지, 삼투압 원리를 발견한 야코부스 반트 호프부터 화학 시스템의 다중축적 모델을 개발한 마틴 카플러스까지,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인류 과학의 발전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두 개의 한국 현대사(임영태 지음, 생각의길, 1만5000원)=현대사의 몇몇 사건을 바라보는 좌우의 관점은 극명하게 다르다. 백범 김구와 그를 사살한 안두희, 한국판 마타하리로 알려진 여간첩 김수임, 이승만·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들이다. 이승만 시대부터 노무현 시대까지 70여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의 15개 논쟁을 뽑아 양쪽의 주장과 관점을 소개한다. 일반 국민이 모르는 각 사건의 이면도 논거를 바탕으로 제시한다.
■과잉 진단: 병원에 가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의학 지식(길버트 웰치 지음, 홍영준 옮김, 진성북스, 1만7000원)=과거에는 문제가 있는 환자들만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오래 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이제는 건강한 사람들도 검진을 받는다. 이로 인해 의료계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의사들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현직 의사인 저자는 “과잉 진료로 인해 정상인이 하루아침에 환자로 바뀌고 각종 검사가 진행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 일어나고 있는 과잉 진료 실태를 파헤친다.
■가난한 싱글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지영 지음, 토네이도, 1만5000원)=“부양할 가족도 없는데 나는 왜 이렇게 돈이 모이지 않는 걸까?” 대한민국 미혼 남녀라면 한번쯤 했을 고민이다. 기혼에 비해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지출이 적은데 이상하게 돈이 모이질 않는다. 미혼 남녀가 점점 가난해지는 이유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취업난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금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싱글의 주머니를 옥죄고 있다. 돈을 모으려면 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즉 ‘돈 관리법’을 배워야 한다.

■예술체계이론(니클라스 루만 지음, 박여성·이철 옮김, 한길사, 3만원)=루만(1927∼1998)은 막스 베버(1864∼1920) 이후 독일어권에서 배출한 가장 걸출한 사회학자로 꼽힌다. 1995년 발간된 루만의 책이 국내에 처음 나왔다. 루만은 이 책에서 사회학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인지론, 인지과학, 언어학, 기호학, 문예학, 미학, 철학과 예술사를 넘나들며 예술이 사회의 기능체계로 독립 분화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그는 예술을 사회와 구별하지 않으며 예술이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 존속할 수 있다고 본다.
■백만 개의 조용한 혁명(베네딕트 마니에 지음, 이소영 옮김, 책세상, 1만8000원)=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탄생한 여성협동조합 ‘리자트’는 콩 전병 등을 만들며 인도 17개 주에서 여성 4만2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문맹 퇴치에 힘쓰며 여성에게 경제권을 부여해 성차별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저축협동조합 ‘코프57’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출자하며 지역의 금고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 통신사 AFP 기자인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뤄낸 세계 각지의 조용한 혁명을 취재했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김현미 지음, 돌베개, 1만3000원)=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 들어온 이주민 대부분은 정부의 승인을 받은 계약 노동자가 아니라 관광 목적으로 들어와 취업한 미등록 이주노동자였다. 1994년부터는 3년간 일할 수 있게 한 산업연수생 제도가 도입됐다. 산업연수생은 말 그대로 노동자가 아닌 연수생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대우도 받지 못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착취 관행이 만들어진 구조적 배경이다. 국내에 들어온 이주민의 삶을 거시적 관점과 함께 개인의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이주민들의 권리 회복이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역설한다.
■아테나 독트린-여성적 가치의 부활(존 거제마·마이클 단토니오 지음, 길정우·안명옥 옮김, 조윤커뮤니케이션, 1만8000원)=세계적으로 성공한 지도자와 기업가들은 이타심, 공감력, 풍부한 표현, 인내심 등 여성적 자질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은 “여성적 가치가 21세기를 이끌어가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그리스 신화 여신 아테나에 빗댄 ‘아테나 독트린’을 설파한다. 영국·아이슬란드·일본·인도·중국 등 13개 국가의 성공한 조직에는 아테나 독트린이 작동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