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개최되는 음악 시상식은 모두 6개에 이른다. 매년 하반기가 되면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를 시작으로 ‘골든디스크’, ‘멜론뮤직어워드(MMA)’, ‘서울가요대상’, ‘가온차트 K-팝 어워드’, ‘한국대중음악상’이 이듬해 초반까지 연이어 열린다. 5개 시상식은 인기투표에 유리한 아이돌 가수 일색으로 꾸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대중음악상’은 이번에만 해도 장필순·조용필·윤영배·이승열·박성연에서 엑소·지드래곤·크레용팝·포미닛까지 다양한 음악인을 주목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낮아도 “‘한국대중음악상’을 보면 음악계의 한 해 농사가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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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주요 부문 후보로 선정된 이승열, 장필순, 윤영배(위쪽부터). 장필순은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부문 후보가 됐다. |
‘한국대중음악상’은 4개 분야, 24개 부문에서 작품성 위주로 후보를 선정한다. 2012년은 ‘강남스타일’의 싸이, ‘벚꽃엔딩’의 버스커버스커가 가요계를 평정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반면에 지난해에는 조용필, 엑소의 선전 속에 비교적 잔잔하게 한 해가 마무리됐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7개 부문 후보에 올라간 아티스트가 줄고 3∼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후보가 늘었다”며 “지난해 음악계는 압도적이었다고 생각되는 후보나 대중적 성과와 음악적 성취를 모두 아우른 압도적인 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대중적 인지도는 떨어져도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작품은 많았다. 가장 많은 분야에 후보로 오른 장필순의 ‘수니 세븐’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윤영배의 ‘위험한 세계’, 재즈와 팝·R&B 감성을 바탕으로 독창적 세계를 들려준 선우정아의 ‘이츠 오케이, 디어(It’s okay, dear)’, 재즈 디바 나윤선의 ‘렌토(Lento)’ 등은 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앞서 확정 발표한 공로상은 한국 재즈 1세대 여성 가수로 재즈 클럽 ‘야누스’를 36년째 운영하고 있는 박성연에게 돌아갔다. 아이돌 그룹 중에는 엑소와 크레용팝이 유일하게 주요 4개 부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원 판매량, 방송 출연 횟수 등 눈에 보이는 지표가 아니라 대중음악평론가, 음악방송 PD, 기자, 학계 등 다양한 분야 음악 전문가 64명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해 후보와 수상자를 뽑는다.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후보와 수상자를 배출하는 ‘그래미 어워즈’와 달리 ‘한국대중음악상’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과 함께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악계 종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배척하고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스폰서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3000만∼5000만원 정도를 지원했던 문화체육관광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산 지원을 취소했다.
선정위원장을 맡은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올해도 주요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작은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상의 의미와 이 땅에서 음악을 하는 음악인들의 영광스러운 잔치는 퇴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선정위원의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씨는 “시상식 운영위원은 따로 있더라도 NARAS(Nation Academy of Recording Arts & Science)에 소속된 1만3000명의 창작자들이 선정하는 ‘그래미 어워즈’처럼 선정위원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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