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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신비’ 간직한 고려청자… 오늘도 그 전통의 맥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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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1 21:34:53 수정 : 2014-02-12 11: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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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답사 1번지’ 강진 관요를 가다 화목(火木)가마의 온도는 섭씨 1300도. 밖은 영하의 날씨지만 실내 작업장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는다. 작업 중인 도예가들은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가마에 장작을 넣어준다. 이들의 얼굴은 벌겋게 익었고 몸은 땀으로 범벅이다.

반죽후 자기의 형태를 만드는 물레성형 작업.
강진청자박물관 연구작업실에서 조주일 도예가가 자기의 형태를 만드는 물레성형을 하고 있다.
관요(官窯)는 삼국시대에서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왕실용 도자기를 구워내기 위해 정부에서 직영 관리한 가마를 말한다. 주로 왕실에서 사용하는 일상용기나 제기, 그리고 외국 사신에게 하사하기 위한 특별한 도자기를 구워냈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고려청자의 산지, 전남 강진은 문화유적이 많아 ‘대한민국의 답사 1번지’라는 명성을 지녔다. 국토 최남단에 있어 기후가 따뜻하고 청자를 만들 수 있는 양질의 흙이 풍부하다. 가마터마다 고려시대 도예가들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목(火木)가마에서 도예가들이 장작을 넣어 1300도의 강한 열을 만들어 내고 있다.
화목가마에서 맹렬히 타 들어가고 있는 장작들.
강진청자박물관 연구작업실은 도예가 16명의 열정으로 열기가 느껴졌다. 조각에 심혈을 기울이던 조유복 도예가의 말에선 자신감과 자부심이 전해진다. “강진청자는 좋은 점토와 자연유약을 써 전통 방식으로 제작합니다. 그래서 고운 빛이 나는 천년 전통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죠. 청자를 만들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강진청자박물관 화목가마에서 도예가들이 완성된 청자를 꺼내고 있다.
청자는 복잡하고 어려운 제조과정에 도예가들의 정성이 더해져 탄생한다. 원토 채취 - 물과 흙을 섞어 고운 채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수비 작업 - 흙 건조 - 반죽 - 형태를 만드는 물레성형 - 그늘에 반건조 - 물레에서 알맞은 두께로 조절해 반듯하게 형태를 완성하는 정형 - 조각 - 완전 건조 - 초벌구이 - 유약 작업 - 재벌구이를 통해 비로소 완전한 청자로 완성된다. 조그만 흠이라도 있으면 가마에서 나오자마자 깨버린다. 

강진청자박물관 연구작업실에서 조유복 도예가가 세심한 조각으로 자기의 문양을 만들고 있다.
강진청자박물관 화목가마에서 청자의 전통을 이어가는 도예가들.
강진관요는 고려청자 문화의 전통과 맥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유일한 곳이다. 청자체험관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청자 제조과정을 이해하고 청자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다. 천 년의 신비를 자랑하는 고려청자를 지켜가면서 창조적인 예술 혼을 자손대대로 보전·계승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사명 아닐까.

사진·글=이제원 기자 jw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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