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도 무용지물… 관리부실 조사 폭행 혐의로 입감된 50대 남성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목을 매 숨져 경찰이 유치인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친 공식 기자브리핑에서 경찰은 사실과 다르게 발표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4일 충북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쯤 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폭행 혐의로 입감된 오모(56)씨가 목을 매 숨졌다. 숨진 오씨는 세면대 수도배관에 수건으로 목을 맨 채 웅크려 앉은 상태로 직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벌금 수배가 내려졌던 오씨는 이날 오전 4시20분쯤 청주시 흥덕구 한 유흥가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붙잡혀 오전 6시20분쯤 유치장에 입감됐다. 오전 9시15분쯤 한 경찰관은 오씨가 수건으로 목을 맨 채 앉아 있는 것을 조는 것으로 여겨 조치하지 않았고, 이후 9시 50분쯤 또 다른 경찰관이 비로소 목맨 사실을 발견했다.
유치장 곳곳에 유치인의 동태를 살필 수 있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유치장 관리 직원뿐 아니라 상황실 등 다른 부서 직원도 내부를 살필 수 있었으나 누구도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당시 유치장 안에는 경찰관 4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날 첫 번째 브리핑에서는 “CCTV를 확인하지 못해 정확한 상황을 모른다”고 밝혔고, 두 번째 브리핑에서는 “오씨가 오전 9시15분쯤 화장실에 있어서 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이 의문을 갖자 재차 CCTV를 분석, 오전 9시15분쯤 경찰관이 목을 매 앉아 있는 오씨를 봤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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