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의 내부 회계자료 250만건을 분석한 결과 이곳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세우거나 지분을 가진 중국인이 2만1321명, 대만인은 1만5835명이었다고 22일 발표했다.
ICIJ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에는 시 주석 매형인 덩자구이(鄧家貴)를 비롯해 후 전 주석의 사촌 후이스(胡翼時),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과 사위 류춘항(劉春航),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앙군사위 주석의 사위 우젠창(吳建常) 등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전·현직 상무위원 5명의 친인척이 포함됐다.
1980년대 중국의 실권을 쥔 ‘8대 혁명원로’ 중 한 명인 펑전(膨眞)의 아들 푸량과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 웨이장훙 등도 BVI에 페이퍼컴퍼니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부호 16명도 역외탈세에 적극 나섰다. 중국 거대 부동산그룹인 비구이위안(碧桂園) 후계자로 순자산만 8조8000억원인 양후이옌(楊惠姸) 이사와 정보기술(IT) 기업 텅쉰(騰訊) 설립자 마화텅(馬化騰) 등은 BVI에 1∼7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고 ICIJ는 전했다.
ICIJ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와 UBS, ‘크레디트스위스’ 등 서구 대형은행과 회계법인이 이들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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