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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占, 불확실 시대 미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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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28 06:00:00 수정 : 2013-12-29 01: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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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좀 나아지려나” 불안한 사회심리 반영
사주카페·철학관 북적… 직장인 88% “운세 봤다”
#1. 취업준비생 신모(30)씨는 요즘 인터넷 ‘무료 사주풀이’에 푹 빠졌다. 얼마 전에는 자신은 물론 유명인들의 사주까지 넣어 풀이해봤다. 그는 “내 사주도 어느 정도 맞는 것 같고, 사주풀이와 해당 유명인의 삶을 비교해보니 비슷한 점이 많아서 놀랐다”며 “100% 신뢰하지는 않지만 신기하긴 하다”고 말했다.

#2. 직장인 김모(29·여)씨는 최근 큰 고민에 빠졌다. 어머니와 함께 시내에 나갔다가 재미 삼아 결혼을 염두에 둔 남자 친구와의 궁합을 봤는데 ‘최악’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결혼을 안 했으면 하는 눈치다. 김씨는 “어머니를 설득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안 좋게 나오니 은근히 신경 쓰인다”고 털어놨다.

연말연시를 맞아 신년 운세를 점치려는 이들로 운세산업이 성업 중이다. 인터넷에는 생년월일과 이름, 태어난 시간 정도만 입력하면 쉽게 운세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널려 있고, 신세대를 겨냥한 사주카페나 철학관 등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국내 운세산업 시장 규모는 연간 3조∼4조원에 이르며 철학역술인 30만명, 무속인 30만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운세산업이 이처럼 규모를 키운 데는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가 한몫을 했다. 미래를 알면 거기에 대비해 더 나은 삶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운세를 점치게 한다는 것이다.

27일 세계일보가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함께 직장인 394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88.3%가 ‘사주·궁합·토정비결·타로점 등 운세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운세를 믿는가’라는 질문에는 50.9%가 ‘믿는다’고 답해 믿는 사람과 안 믿는 사람의 비율에 별 차이가 없었다. 남성(48.2%)보다 여성(51.7%)이 더 운세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세를 본 이유로는 50.3%가 ‘재미 삼아’라고 응답했다. 이어 ‘취업·결혼 등 인생의 중대사를 앞두고 있어서’, ‘하는 일마다 잘 안 풀려서’가 각각 24.4%였다.

지금까지 본 운세의 종류(2개까지 복수응답)로는 256명이 ‘사주’라고 답해 1위에 올랐다. 타로점(166명)이 뒤를 이어 전통 점술 위주였던 과거에 비해 서양식 점술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세를 본 장소 역시 ‘사주카페·노점’이 215명, 인터넷이 169명으로 1, 2위를 차지해 달라진 세태를 반영했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운세산업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장은 “과학이 발달하고 사회가 변할수록 세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변수가 많아져 앞날을 더 알 수 없게 된다”면서 “지구에 종말이 올 때까지 점술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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