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은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위·냉증…두통 유발
두통에는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혼합성 두통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원인은 대개 뭉친 근육에 있다. 근육이 긴장해서 딱딱해지면 근육 속에 있는 신경과 혈관이 압박돼 두통이 발생한다. 두통의 원인이 되는 근육은 실제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아닌 다른 근육일 때가 많다.
목과 어깨·등에 삼각형으로 걸쳐 있는 승모근, 등에 분포된 척추기립근군, 목 뒤쪽에 있는 견갑거근 등은 두통을 유발하는 주요 근육으로 꼽힌다. 날씨가 쌀쌀해져 이들 근육이 수축되면 평소 두통을 앓았던 환자들은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냉증이 심한 사람도 저체온 때문에 두통에 걸릴 수 있다. 낮은 체온은 근육 수축과 혈액순환 장애의 원인이 된다. 냉증을 개선하려면 우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체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미역·다시마·김·파래 등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또한 냉증의 원인인 비만 개선도 필요하다. ‘지방이 많으면 몸이 따뜻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액체를 포함하고 있는 지방은 오히려 체온을 떨어뜨린다. 실례로 유방·엉덩이 등 지방이 많은 부위는 다른 곳에 비해 차갑다.
◆생리 주기로 인한 두통
전문의들에 따르면 여성들 중에는 “생리 때마다 두통이 생긴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생리 주기와 두통은 연관성이 깊다. 생리 전과 생리 중에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고 인체의 저온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어 두통이 발생하기 쉽다. 근육량이 늘면 근육이 신축하면서 혈액을 공급하는 근펌프 작용이 활발해진다. 이로 인해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근력 증가, 체온 상승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두통에 시달리는 여성은 기초 체온을 높이고 근육을 이완해주는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목욕할 때는 샤워만으로 끝내지 말고 욕조에 들어가 몸을 데운다. 신경과 근육의 기능을 강화해주는 달걀노른자, 등푸른 생선, 버섯, 시금치 등 비타민D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D는 식사뿐 아니라 햇볕을 통해 체내에서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하루 10분씩 3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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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두통을 유발하는 근육을 풀어주는 예방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두통약을 자주 먹게 되면 더 이상 약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되레 새로운 통증을 유발하는 ‘약물 남용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2차성 두통’이 아닌 일반 두통은 환자의 노력에 따라 약물 없이도 치료할 수 있다. 두통은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혼합성 두통 등 ‘1차성 두통’과 뇌종양, 뇌출혈, 지주막하 출혈 등 뇌에 문제가 발생해서 일어나는 ‘2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1차성 두통’은 과로, 수면부족, 스트레스, 눈의 피로, 운동 부족, 바르지 못한 자세, 냉증 등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머리가 쪼개질 것처럼 극심한 두통이 일어날 때는 어쩔 수 없이 두통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점차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근육 뭉침과 혈관 수축을 방지하면 두통을 완화할 수 있다. 매일 목·어깨·등 부위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겨울에는 보온에 신경 쓴다.
혈관 수축을 촉진하는 티라민(숙성 치즈·소시지·와인·맥주), 히스타민(와인·코코아), 알코올(각종 술), 글루탐산 나트륨(과자·화학조미료·MSG조미료) 등도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다.
박광열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카페인이나 에르고타민, 트립탄 계열의 약물처럼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된 두통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오히려 두통이 악화된다”며 “전문의 처방에 따라 적정량을 복용하면서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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