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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쟁②]"취업하기 위해 뭐든지…" 대학 졸업 후 전문대 '유턴'

입력 : 2013-12-08 10:17:42 수정 : 2013-12-08 1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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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 후에 대학원이 아니라 전문대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의아해하죠…저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어요. 이유요? 당연히 취업 때문이죠."

수도권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서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김모(28)씨는 전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다.

그가 처음부터 전문대 진학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방송 작가가 돼 재미있고 유익한 드라마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방송계로 문을 두드리기 망설여졌다.

차선책으로 일반회사의 영업사업이 되기로 생각하고 지난해 8월 대학교 졸업 후 30여 곳의 기업에 지원했으나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틈틈이 공부를 해 토익(TOEIC) 점수를 높이고 경제 관련 각종 자격등도 땃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김씨는 좌절해 주저 앉아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김씨는 "선배나 친구로부터 들었던 '취업전쟁'이라는 말을 실감했다"며 "인문계 전공자의 한계인지 내 능력의 한계인지 가늠할 수 없어 점점 자괴감에 빠져 들었다"고 토로했다.

실의에 빠져있던 김씨는 취업을 더이상 늦출 수 없었다. 전문대 취업률이 높고 특히 남자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말에 희망을 걸었다.

그는 "4년간 공부한 시간과 등록금이 악몽처럼 되살아나 어깨를 짓눌렀다"며 "결국 취업을 위해선 기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위해 전문대 진학을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부끄러워할 겨를도 없다"며 "다른 사람보다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해 일사천리로 간호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4년제 대학교를 다녀본 20대 10명 중 3명은 졸업 후 전문대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 10월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재학 중인 20대 7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247명(31.1%)이 '대학 졸업 후 전문대 진학을 고려해봤다'고 답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특화된 분야의 기술 습득(64.8%)'과 '취업(23.1%)' 등을 손꼽았다.

실제로 최근 4년제 대학교를 졸업 후 전문대로 발길을 돌리는 이른바 '전문대 유턴입학' 인구가 매년 1000여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지난 9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2011~2013년 일반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 유턴입학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4년제 대학 졸업자 1만3995명이 전문대에 지원해 3705명이 실제 등록했다.

연도별로는 ▲2011학년도 지원자 5276명, 등록자 1350명(26%) ▲2012학년도 지원자 4514명, 등록자 1102명(24%) ▲2013학년도 지원자 4205명, 등록자 1253명(30%) 등이다.

이에 대해 유기홍 의원은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가 근본원인"이라면서도 "무작정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고 보자는 학벌 중심의 진학지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4년제 대학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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